중국 희토류 수출통제 1년 유예에 미국 관세 10%포인트 인하 합의
미중 무역전쟁 일단 파국 면하고 전략경쟁은 지속 고조 전망
트럼프 내년 시진핑 방문 계획 밝히며 후속 정상외교 준비

| 스마트에프엔 = 김효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는 대신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와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 협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미중 무역전쟁의 긴장 완화와 일시적 휴전 국면 진입을 의미한다.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 주석과 약 100분간 회담 후 전용기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희토류 문제는 완전히 해결됐으며 중국이 1년간 희토류 수출통제를 유예하고 이후 매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미국무역대표부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도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지속하기로 한 점을 확인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정책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또한, 중국은 펜타닐 전구물질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협력에 합의하고, 미국은 이에 대응해 펜타닐 관련 관세를 기존 20%에서 10%로 인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중국이 펜타닐 차단에 협력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이 관세를 별도로 부과해왔다며, 이번 조치로 전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57%에서 47%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은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즉시 재개하기로 했다.

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 방문 계획을 밝히면서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 또는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내달 중순 만료 예정인 미중 간 초고율 관세 유예 기간의 재연장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양국은 올해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대폭 낮추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회의에서는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로 제한된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국 판매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최첨단 AI칩을 제외하고는 반도체를 많이 수출해야 AI 산업에서 미국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양국이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대만 문제는 이날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한 핵무기 실험과 관련해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을 겨냥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국가명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을 "멋진 회담"이라고 평가하며 "거의 모든 것에서 매우 수용 가능한 형태로 합의를 했다"고 평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악수하며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귓속말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미측에서는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USTR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 등이 배석했고,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왕이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참석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중국 조선·해운업 대상 무역법 301조 조사를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한국의 미국 조선업 투자가 미국 조선업 재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조선·해운 정책을 문제 삼아 최근 중국산 선박 입항 수수료 부과 조치를 시행했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하며 미국 선박에 상호 수수료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사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이후 처음 열렸으며,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 만의 두 정상 간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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