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열광 '말차코어'···카페·뷔페·디저트 브랜드까지 전방위 확산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올해 식음료 시장은 '말차'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페·디저트·뷔페에 이르기까지 업종 불문 말차 신메뉴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브랜드에서는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즌 히트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프리미엄 트렌드가 맞물리고 글로벌 스타들의 SNS 노출이 이어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말차코어(Matcha-core)' 열풍이 정점에 달했다.

올해 F&B 시장을 삼킨 '말차코어'
카페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말차 글레이즈드 라떼(말글라)'가 말차 인기를 견인했다. 지난 9월 출시된 말글라는 출시 약 한 달 만에 누적 판매 700만잔을 돌파했고, 이달 중순 기준 시즌 음료 최초 1000만잔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판매력은 식지 않았다. 현재도 카페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음료 4위를 유지하고 있다. 가을 시즌 제품 중 유일하게 판매 기간이 12월 31일까지 한 차례 더 연장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말글라의 꾸준한 인기가 올 하반기 시즌 트렌드를 대표한다"며 "고객 요청에 힘입어 시즌 연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 빽다방은 11월 26일부터 말차크림라떼·말차크림 망고스무디·말차 아이스크림 3종을 출시한다. 동물성 생크림과 말차 파우더를 조합한 '말차크림'이 핵심으로, 기존 말차라떼·빽스치노에서 크림·스무디·빙과류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남양유업의 프리미엄 카페 브랜드 백미당은 시그니처인 유기농 우유와 제주 말차를 결합해 말차 카페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시즌 신메뉴는 ▲제주 말차 라떼 ▲제주 말차 바닐라크림 라떼 ▲제주 말차 아이스크림 라떼 ▲제주 말차 샷 라떼 ▲제주 말차 아이스크림 등이다. 제주 말차 라떼는 유기농 우유의 고소함 위에 제주 말차의 쌉쌀함을 더해 백미당 특유의 '우유 디저트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트렌드성을 확보했다.
공차는 오래 전부터 말차 기반 메뉴를 꾸준히 선보여온 브랜드다. 올해는 트렌드에 맞춰 '말차 티라미수 밀크티', '말차 팥 빙수 쉐이크' 등 디저트형 음료를 선보이며 말차 라인업을 고급화했다. 공차 관계자는 "말차는 계절과 무관하게 수요가 꾸준한 재료이며, 웰니스 소비와 맞물려 올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저트 시장에서는 투썸플레이스가 말차 대세 브랜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출시된 '떠먹는 말차 아박'은 3개월 만에 100만개 판매라는 기록을 세우며 투썸의 피스/떠먹는 케이크 카테고리에서 '떠먹는 아박'의 뒤를 잇고 있다.
이랜드이츠 애슐리퀸즈는 11월 테마를 아예 'Love You a Matcha 우리가 사랑한 말차'로 정하고 말차 디저트 6종을 선보였다. 라인업은 ▲말차 초코 퐁듀 ▲말차 망고 쇼트케이크 ▲그리너리 말차라떼 ▲D.I.Y 말차 와플 ▲말차 티라미수 샌드 ▲말차 아이스크림 등이다. 뷔페의 시그니처인 초코 퐁듀와 와플을 말차 버전으로 재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왜 올해 말차 열풍이 더 거센가
업계는 올해 말차 열풍이 유행을 넘어 프리미엄·웰니스 트렌드의 대체재로 자리잡았다는 데 주목한다.
우선 말차는 건강한 이미지가 있다는 인식이다. 어린 찻잎을 갈아 만든 말차는 녹차 대비 카테킨·비타민 C·E·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항산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커피 대비 카페인이 낮아 부담 없이 마시기 좋다는 것이다.
말차 열풍이 더욱 거세진 배경에는 글로벌 팬덤의 영향도 자리한다. 블랙핑크 제니 등 K-팝 스타들이 평소 즐겨 마시는 음료로 말차 라떼를 소개하거나 SNS에 인증샷을 올리면서, 해외 팬들과 MZ세대 사이에서 '말차는 힙한 음료'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됐다. 자연스럽게 말차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요소로 자리 잡으며 트렌드를 더욱 가속한 것이다.
비주얼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졌다. 말차 특유의 짙은 그린 컬러와 크리미한 텍스처는 사진·영상 콘텐츠에 최적화된 비주얼 요소로 꼽힌다. SNS에서 '말차그램'이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할 정도로,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주는 말차 음료와 디저트는 MZ 소비자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하며 말차 인기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말차는 더 이상 특정 카페의 시즌 음료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적 카테고리로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말차는 건강·취향·비주얼·맛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재료라 프랜차이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투썸·공차 같은 카페 브랜드는 말차를 대표 메뉴로 정착시키고 있고, 애슐리퀸즈·백미당은 디저트·카페 메뉴 전반으로 말차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말차는 시즌 메뉴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전략 카테고리가 됐다. 웰빙·프리미엄·취향 소비가 계속되는 한, 이 트렌드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