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내수 회복에 상반기 부진 만회···노무라 "내년 2.3% 성장" 상향 전망

| 스마트에프엔 = 김종훈 기자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1.2% 증가해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회복과 내수 개선이 겹치면서 상반기 부진했던 성장 흐름이 하반기 들어 뚜렷하게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26일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OECD 통계 기준 1.166%로, 이미 속보치가 공개된 26개국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전기 대비 성장률 1.2%와 같은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국가별로는 2분기 -1.1% 역성장 이후 기저효과가 반영된 이스라엘이 3분기 2.967%로 1위를 차지했고,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1.216%로 2위에 올랐다.
중국은 1.1% 성장에 그치며 분기 기준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국(0.082%), 독일(0%), 프랑스(0.504%) 등 유럽 주요국은 0% 안팎의 저성장에 머물렀고, 일본은 -0.442%로 조사 대상 26개국 중 최하위였다.

국내 성장 흐름을 보면 '상저하고' 구도가 분명해지고 있다. 1분기에는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0.219%까지 떨어져 조사 대상 37개국 중 34위에 그쳤다.
2분기 들어 수출이 살아나고 설비·지식재산 생산물 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률이 0.7%(잠정치)로 올라 10위권으로 진입했고, 3분기에는 민간소비 등 내수가 성장률을 끌어올리며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할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현행 1.6%에서 상향 조정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 역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올리는 분위기다. 최근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을 1.8~1.9%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 가운데서는 일본계 노무라증권의 전망이 가장 공격적이다.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2.3%로 크게 상향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에 따른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주가·집값 상승에 따른 부(富)의 효과, 이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수치는 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1.8%, 한국금융연구원 2.1%, OECD 2.2%뿐 아니라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치 1.6%를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제시한 잠재성장률 1.8%도 상회한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노무라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기준금리(연 2.50%)가 내년 말까지 유지될 것이라며, 완화적인 재정 정책과 맞물려 통화정책은 '동결을 통한 지원'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2.50%로 인하한 뒤 10월 금융통화위원회까지 동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 당국은 반도체 경기와 미국·유럽 경기 둔화, 관세·환율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을 지켜보면서도, 하반기 들어 강화된 성장 모멘텀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