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틴엔 특사·우크라엔 육군장관 보내 평화 협상 속도전

| 스마트에프엔 = 김종훈 기자 |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대러(對러) 평화안과 관련해 "미국,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관여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 진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프랑스·영국 등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체 '의지의 연합' 연설문에서 미국이 마련한 평화 프레임워크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결정에는 반드시 우크라이나가, 유럽 안보 결정에는 유럽이 참여해야 한다"며 당사국이 배제된 합의는 작동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미·우크라 협의 이후 평화안 내용이 일부 손질됐다며, "올바른(correct) 요소들이 많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영토 문제와 안보 보장 등 가장 민감한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논의하겠다"고 밝혀, 최종 타결은 정상 간 담판으로 넘겨둔 상태임을 시사했다.
현재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검토 중인 평화안은 당초 28개 조항에서 19개 조항으로 대폭 축소·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협의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측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일부 조항이 삭제되거나 완화됐으며, 영토 양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제한 등 핵심 쟁점은 미·우크라 정상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안 논의를 위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루스템 우메로프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달 안에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평화 합의의 핵심 단계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협상에서 남은 이견은 몇 가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완전히 마련됐거나 최종 단계에 들어갔을 때에만 젤렌스키·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조건을 달았다.
그는 이와 함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에게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도록,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에게는 같은 시기 우크라이나 측과 만남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미국이 제안한 수정안의 큰 틀에는 동의하지만, 영토·안보 보장 등 핵심 쟁점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우크라이나 외교관은 로이터통신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여전히 영토 문제"라며 "여전히 최종 합의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유럽 각국에 대해 우크라이나 내 '안전보장군' 파병을 위한 구체적인 틀을 마련하고,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군사·재정 지원을 지속해 줄 것도 요청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미국, 튀르키예 등과 함께 평화 합의 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마련할 작업반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런 외교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키이우(키예프)에는 미사일과 드론이 대규모로 떨어져 최소 7명이 숨지고 전력·난방 시설이 다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금도 주민들이 지하 대피소에서 겨울 점퍼를 입고 밤을 보내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