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1분기 영업익 1302억원...전년비 71%↓
2023-05-02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석유화학기업들이 업황 악화 속에서 저마다의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 또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박찬구 회장의 용퇴로 사실상의 '3세 경영 시대' 막을 올린 금호석화는 박준경 사장 주도 하에 신사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 신사업 분야에서의 성과는 박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이자, 경연인으로서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지난 2일 올해 1분기 매출 1조 7213억원, 영업이익 1302억의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7%, 71% 씩 감소한 수치이다.
사업부문별로는 합성고무 부문의 영업이익이 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5% 감소했으며 합성수지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1분기 549억원에서 올해 1분기 32억원으로 감소, 페놀유도체 부문은 영업이익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668억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 당시에는 효자상품으로 떠오르던 합성고무에서의 NB라텍스의 매출이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수요가 급감하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금호석화의 합성고무 부문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NB라텍스는 합성고무 중 하나로 의료용과 조리용에서 장갑소재로 사용된다. 코로나 19확산 당시 병원 내 의료용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금호석화는 생산량을 늘리고 증설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 금호석화에 중요한 수익원이었던 NB라텍스는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수요가 급감하게됐다. 또한 NB라텍스의 경우 늘어난 공급업체간 경쟁도 심화되었다는 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업 부문에 있어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상황속에서 금호석화가 다른 석화기업들처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야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 기업들도 악조건이었던 상황 속에서 신사업 발굴을 통해 실적방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2.8% 감소했음에도 신사업인 이차전지 부문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또한 한화솔루션의 경우에도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케미칼에서의 손실을 대체한 사례가 있다.
금호석화의 다른 사업부문인 합성수지, 페놀유도체 부문들도 중국의 리오프닝과 2분기의 계절적 성수기라는 요인으로 인해 수요가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인 신사업 발굴이 필요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에 금호석화는 “유도품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손익을 개선했다”며 “2분기에도 제품 수요와 시장 가격 약세가 전망되나, 시장 및 제품별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한 수익성 방어를 추진할 것”말한 만큼 빠르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다른 화학기업들처럼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을 예고했다. 현재 석화기업들 사이에서는 신사업을 구축한 기업과 구축하지 못한 기업 사이의 실적 차이가 갈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금호석화는 작년 3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바이오/친환경 소재, 고부가 스페셜티(유관사업)등의 사업으로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호석화의 사업특성과 전략 방향성에 잘하고 있는 것을 확장시키겠다는 점을 시사한다.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탄소나노튜브(CNT)의 제품 경쟁력 확보를 중점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CNT는 앞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부문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바인더용 라텍스와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이외에도 EP(Engineering Plastics)는 전기차 경량화로 활용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크게 사업을 틀지 않고서도 중장기적인 신사업으로 채택하기 적절한 사업이다.
일각에서는 금호석화의 이런 신사업 구축에 대해서 효과를 보기까지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올해에 기틀을 닦고 중장기적인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성장이 충분하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금호석화는 핵심사업에서 타이어용 고형 합성고무와 라텍스등의 제품으로 시장 지배력 강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현재 꾸준히 신사업을 비롯해 연관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으며 "전기차, 고부가 스페셜티, 바이오 관련등으로 장기적으로 다변화해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업황 부진 속에서 신사업 발굴까지 해야할 일이 많은 금호석화는 새로 경영을 맡게 될 박준경 사장의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
박준경 사장은 지난 5일 용퇴를 선언한 박찬구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인물이다.
한편, 박 사장은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2010년에 금호석유화학에 합류했다. 이후 지난 2021년 6월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작년 7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었으며 작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박준경 사장은 금호석화의 효자상품인 NB라텍스 생산 확대를 주도하면서 경영감각을 입증해 보인바가 있다. 영업본부장 시절 2560억 규모의 생산 설비 확대를 추진해 코로나19사태 당시 NB라텍스로 금호석화의 호황을 주도했다. 앞으로 석유화학부문의 비중을 줄이면서 어떻게 수익 구조를 안정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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