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공기관 부채 70조원 증가

한전, 전체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부채와 적자
박재훈 기자 2023-05-24 09:50:40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지난해 한국전력(이하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들의 부채가 약 70조원 급증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한전 등 에너지 공공기관이 적자를 기록한 것에 부채가 증가했다.

한전은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부채와 적자 규모를 기록했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전과 5개 발전 자회사 및 가스공사 등 7개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의 부채가 28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보다 69조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한전 서울본부. /사진=연합뉴스


한전의 부채는 192조8000억원으로 47조원 늘었으며, 가스공사는 52조원으로 17조5000억원 늘어났다.

한전의 발전 자회사 5개의 부채도 늘었다. 한국중부발전 부채는 11조4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한국남부발전은 8조7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한국남동발전은 8조3000억원으로 9000억원, 한국서부발전은 8조2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한국동서발전은 5조9000억원으로 7000억원 각각 늘었다.

작년 이들의 7개 에너지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액은 전년 22조6000억원의 3배를 넘었다. 2020년에 기록한 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65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전은 은행인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은행을 제외하고서 공공기관 중 부채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전의 부채는 192조8000억원으로 1위였다. 뒤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57억5000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 146조6000억원, 한국가스공사 52조원, 한국수자원자력 43조3000억원 순으로 부채를 기록했다.

한전의 부채가 급등한 이유로는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음에도 전기요금이 그만큼 인상되지 않은 탓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2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의 영업손익은 2020년 4조1000억원 흑자에서 2021년 5조8000억원으로 적자로 전환됐으며, 지난해 적자 규모는 32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한국가스공사 전경/사진=한국가스공사


가스공사의 경우 지난해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착시효과가 작용했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폭등했지만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했다. 때문에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9조원 가까이로 급증했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판매 손실금이다.

올해 1분기에는 가스공사의 영업이익이 5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했다. 이 역시 착시 효과로 올해 1분기에는 미수금이 3조원 늘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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