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득일까 실일까...경쟁력 있는 메가캐리어 탄생

전세계 다수의 국가 '1국가-1대형항공사' 체제...루프트한자·에어프랑스 대표적
박재훈 기자 2023-07-05 13:28:48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 일각에서는 서비스/가격 경쟁력 축소와 국가항공 경쟁력 자체의 축소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항공 시장 특성상 대형항공사가 복수로 필요할 이유는 없다는 의견 및 두 항공사의 합병이 항공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9일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8월로 연기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심사를 재차 연기했다. 항공업계에서는 EU집행위(이하, EC)가 결론을 내리는 것은 2개월 가량 연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두 항공사의 합병이 우리나라 항공산업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 사진=연합뉴스

우선 합병에 있어서 대한항공보다는 아시아나항공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다른 인수자를 물색해야하는데, 대한항공 외에는 이렇다 할 대안이 없다. 대형항공사가 2개에서 1개가 된다는 것에 서비스 및 가격 경쟁 저하, 국가 항공산업 축소 등의 우려를 표하는 시선이 일부 존재하지만, 오히려 두 항공사의 합병이 국가 항공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1위, 2위 항공사가 합병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메가캐리어'로 재탄생할 경우 국내 항공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항공사가 합병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경쟁력의 여부 보다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대한항공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EC의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독과점에 대한 우려때문이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실제로 전 세계 대다수 국가의 경우 1국가-1대형항공사(FSC) 체제를 갖고있다. 유럽의 경우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 프랑스의 에어프랑스, 독일의 루프트한자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대한항공의 영국 경쟁당국의 시정조치안에 따라 대한항공과 코드쉐어로 운항하고 있는 버진 애틀랜틱의 경우에는 대형항공사이긴 하나 항공동맹인 스카이팀에는 가입한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항공사다.

에어프랑스 에어버스 A321항공기 / 사진=flickr

이렇듯 항공사는 전 세계 항공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장특성을 가지고 있어, 하나의 경쟁력있는 항공사 탄생이 국가 항공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한 국가가 복수의 대형항공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미국은 아메리칸 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 항공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남방항공, 동방항공, 국제항공을 보유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일본항공, 전일본공수(ANA)등 2개의 대형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 델타에어의 항공기가 활주로에 멈춰있다. / 사진=연합뉴스 

위 국가들은 인구수가 많고, 국토가 넓기 떄문에 대형항공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토가 길게 뻗어있는 지리적 특성상 복수의 대형항공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지리적인 이유에서 2개의 대형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다. 예외로 대만의 경우만 3개의 대형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외에는 이례적으로 우리나라가 대형항공사를 복수로 보유하고 있었다고 볼 수있다. 

또한 항공사의 경쟁력의 지표는 대형 항공사의 갯수가 아닌 보유하고 있는 국적기의 개수이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경쟁력 있는 항공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155대,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항공기는 78대로 단순히 두 항공사의 합병 후 보유하게 되는 항공기는 230대 가량이 된다. 합병 후 운영관리 차원에서 축소될 가능성도 있으나 유럽의 대형항공사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 기재수를 보유하게 된다.

유럽의 대형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보유 항공기 수는 282대, 에어프랑스 225대, 브리티쉬 에어웨이는 250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항공기를 합친 233대를 가정하면 비슷한 수준의 대형항공사로 몸집키우기가 가능하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고 EU, 미국, 일본 등 3개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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