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 석유화학 업황 '스페셜티'로 타개한다

중국 석화시장 공급과잉...수익성 부진으로 이어져
실적 좋지 않은 사업 축소...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강화 박차
박재훈 기자 2023-09-14 11:25:45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의 화학설비 증설 등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황이 한동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수익성이 좋지 않은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 사업 확장으로 대응에 나고 있다. 기존 자사가 보유했던 기술을 활용해 빈틈을 노리는 시장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시장에서 쏟아지는 관련 제품 공급 과잉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이어 주요 원료인 나프타 투입 가격이 하락했으며 이 때문에 역 래깅 현상(원재료 투입시차) 효과로 2분기에 손실 규모가 커졌다.

이에 다수의 기업들은 캐시카우로 불리던 석유화학사업의 포트폴리오 방향성을 스페셜티 제품으로 돌려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다.

LG화학 여수 탄소나노튜브(CNT)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집중

LG화학은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고 이차전지관련 소재 사업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이차전지 소재에 투자를 이어가면서 이르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6월부터 청주 양극재 공자에서 차세대 배터리용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에 돌입했다. 7월부터 고객사에 제품을 제공하면서 사업의 자리매김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확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여수 NCC(나프타 분해시설)2공장도 가동을 중지했다.

이외에도 전북 익산시에 있는 양극재 설비를 매각하면서 노후화된 공장 인프라를 자리를 옮겨 최신화할 구상이다. LG화학이 새로 인프라를 확립하는 지역은 충북 청주시와 경북 구미시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등 기존 사업의 규모를 확장하고 퓨어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등 신소재의 연구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이차전지-신규 소재 사업 확장 중

롯데케미칼도 이차전지 소재로 사업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다른 석유화학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 사업성이 높은 이차전지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매출액 1조5000억원의 사업규모를 2030년까지 7조원 규모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소재로 가지고 있던 ▲알루미늄박 ▲동박 ▲분리막소재(PE/PP) ▲전해액 용매(EC/DMC)등을 확장하면서 신규 소재 사업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전해액, 분리막, 양극재 등 소재에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술 보유 기업과 JV(합작법인)형식으로 사업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에 더해 차세대 기술로 선점하려는 배터리 사업으로는 ▲리튬메탈 음극재 ▲액체 전극(바나듐 전해액) ▲고체 전해질 ▲ESS 충전사업 등이 있다.

최근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는 2025년까지 스페인에 공장을 완공해 동박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외에서 현재 6만t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말 완공되는 말레이시아공장의 2만t과 2025년 완공 계획인 스페인 3만t 등을 합해 도합 13만t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화, 리튬이차전지용 CNT 등 차세대 신소재 집중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당시 폭발적인 수요를 보였던 위생장갑 소재인 NB라텍스의 수요가 감축되자 이를 대신해 탄소나뉴튜브(CNT)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합성수지의 복합소재용으로 판매되던 CNT를 지난 2020년 이차전지용으로 상업화하는 것을 성공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남 순천에 리튬이차전지용 CNT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생산라인이 준공되면 CNT 연간 생산능력은 120t에서 360t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은 R&D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R&D비용으로만 282억3900만원을 투자하면서 스페셜티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효성 서울 마포구 본사 전경. /사진=효성

효성화학, 시설 재편성...첨단소재 '전환'

효성화학은 25일부로 나일론 필름을 생산하고 있는 대전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역시 최근 수요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화학기업들의 투자 및 증설이 영향이 컸으며 효성화학은 대전공장의 부품과 장비를 구미공장으로 옮겨 시설 재편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장 대전공장을 폐쇄해 효성화학의 나일론 필름 생산능력은 연간 1만2000t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효성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6% 감소했다. 이를 위해 효성화학은 소재3사의 수익성 개선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효성화학 외에 효성의 다른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티앤씨가 스페셜티 제품 개발로 시장 대응에 나섰다.

효성 첨단소재는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외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으며 전주공장에 528억원을 투자했다. 전주공장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2500t을 추가 증설될 예정이다. 해외에는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탄소 섬유 생산을 위해 효성 비나 코어 머티리얼즈가 신규 설립된다. 이를 통해 효성 첨단 소재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연산 9000t에서 2025년 2만1500t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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