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특수라더니”...패션업계, '겨울 대목' 웃지 못하는 이유는?

홍선혜 기자 2023-11-21 10:30:38
패션업계의 성수기라 불리는 겨울이 다가왔지만 국내 패션업계는 웃지 못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과 기후 변화 등으로 올 3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뒀는데, 이 같은 상황이 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주효 패션기업들은 우울한 성적을 기록했다. LF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줄어든 4169억 원과 51.5% 감소한 14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한섬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5.1%, 73% 줄어들었다.

이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75.1% 영업 익이 감소해 60억원을, 코오롱 FnC는 매출이 1% 늘었지만 적자폭은 확대됐다. 

다이소 패딩조끼. / 사진=아성다이소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의복 소매판매액 지수는 105.9(불변지수·2020년=100)로 지난해 동기 대비 9.4% 줄었으며 올해 4월(-3.2%)부터 현재까지 수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침체됨에 따라 겨울옷 구매율이 줄어든 것으로 점쳐진다. 

물가가 오르면서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높아졌다. 2020년(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달 112.32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10월(103.93) 대비 약 8.1% 증가한 수치다. 

더불어 올해는 엘리뇨와 북극한파로 인해 기온이 오락가락 하면서 11월임에도 불구하고 평년 대비 기온이 높게 측정됐다. 기상청이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기상전망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월 12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약 40%로 나타났다. 

앞서 엘리뇨는 남아메리카 페루 및 에콰도르의 서부 열대 해상에서 바닷물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말하며 북극한파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부극한파로 급속도로 추워지는 것을 일컫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올 겨울은 기온 널뛰기가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후 이상과 더불어 소비경기 둔화에 따라 3분기 의류 수요가 감소했다”며 “4분기에는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신규고객을 유입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저렴한 SPA브랜드는 경기불황에도 견고한 성장을 이어갔다. 신성통상의 SPA브랜드 탑텐은 올해 690여 개의 매장에서 9000억원의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내년에는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PA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니클로를 제치겠다는 이 브랜드는 유니클로보다 10% 낮은 가격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생활용품점 다이소 역시 의류마케팅에 뛰어들었다. 5000원 이하의 제품만 취급하고 있는 다이소는 최근 이너웨어에 더불어 패딩조끼, 플리스 등 겨울옷을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다이소의 패션카테고리 매출도 급성장 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의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0% 증가했으며 제품 수 역시170% 늘어났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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