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의회 거듭된 삭감에도 괴롭힘 단체 예산 세워

시민단체 “괴롭힘 ‘옹호’행정···자격 없는 단체에 혈세 지원 말아야”
배민구 기자 2023-11-29 14:34:21
[스마트에프엔=배민구 기자] 경기 평택시가 거듭되는 시의회의 예산 삭감에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단체에 내년도 보조사업 예산을 세워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평택시는 29일부터 20일간 열리는 제243회 평택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 2024년도 예산안을 제출해 의회 예산 심사와 의결을 앞두고 있다.

평택시청 전경.                       /사진=평택시

지난 2021년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이 단체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아직까지 피해자 회복은 물론 단체의 개선 노력이 이행되고 있지 않아 시의회와 시민사회로부터 지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그런데도 평택시는 지난 2022년도와 2023년도에 이어 지난 9월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까지 이 단체에 전승지원금을 포함한 행사보조사업과 법정운영경비를 지원하는 예산을 세워왔다.

시의회는 이에 반발해 지난 2021년과 2022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단체의 괴롭힘 행위에 대한 조속한 해결과 평택시의 관리·감독 및 제재방안 마련을 위한 감사지적사항을 채택하고 관련 예산안을 세차례에 걸쳐 연이어 삭감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시의회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책임을 물어 삭감한 예산을 평택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또 다시 세워 시의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 단체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어긴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로, 고용노동부로부터 과태료 처분까지 내려진 사건”이라며 “특히 집단따돌림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피해자는 아직까지 피해 복구와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단체의 대표와 임원진은 문제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아 전형적인 집단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평택시가 이런 단체에 은근슬쩍 챙겨주기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해명될 수 없고 괴롭힘 옹호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자격 없는 단체에 혈세를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예산 삭감으로 무형문화재의 전승과 계승이 저해되고 있다고 판단해 (예산안을) 세운 것”이라면서도 “예산이 편성되더라도 이 단체가 진행하는 상황을 지켜보고 사업비를 교부할 계획‘이라며 모호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또 예산 편성 과정에 대한 석연찮은 점도 드러났다. 시 관계자는 2024년도 예산편성요구서 작성과 관련해 “예산을 세울 당시, 예산편성요구서는 조직개편 전인 9월 13일 문화예술과에서 부서 의견으로 제출했다. 현재 문화유산관광과로 조직개편 됐지만 기획예산과에 공문을 보낸 건 그때뿐이다”고 말했다가 “평택시의 의견으로 예산편성요구서를 제출했다”고 답변을 정정해 부서별 이견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괴롭힘 단체에 대한 지원 예산을 두고 평택시가 시의회에 또 다시 공을 던진 셈이어서 시의회의 예산안 심의에 귀추가 주목된다.

배민구 기자 mkbae12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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