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시리아서 미군 사망 '보복 공격'…이란 직접 타격은 없을 듯

바이든 "우리가 선택한 시간·장소에서 계속될 것"
125개 이상 정밀무기로 85개 이상 목표물 타격
이라크 "주권 침해" 반발…미국 "사전 고지했다"
김성원 기자 2024-02-03 10:06:19
미국은 2일(현지시간) 미군 3명이 사망한 요르단 미군 기지 드론 공격과 관련한 보복 타격에 들어갔다. 미국의 공격은 사망한 미군들의 시신이 이날 미국 본토로 송환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우리의 반격이 시작됐다"며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보복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중동 또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충돌을 추구하지 않지만 우리를 해치려 할지 모르는 모든 이들에게 알린다"면서 "미국인을 해치면 우리는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등으로부터 요르단 주재 미군 기지 드론 공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군 중부사령부는 보복 타격이 시작됐음을 공식 확인했다.

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4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미군은 미국 본토에서 날아온 장거리 폭격기를 비롯한 많은 항공기를 동원해 85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면서 "공습에는 125개 이상의 정밀 무기가 사용됐다"고 공개했다.

이번 공습을 위해 미국 본토에 있던 전략폭격기 B-1 랜서를 비롯해 많은 전투기가 동원됐으며 무인기도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습대상은 작전지휘통제시설, 정보 센터, 로켓·미사일 및 무인기 보관 창고, 물류 및 군수 공급망 시설 등이라고 사령부는 밝혔다.

시리아 국영언론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이라크 접경지, 시리아 사막 지대 등 여러 곳을 타격해 사상자가 다수 나왔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알하다트 방송은 미군이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에서 11곳 이상을 폭격했다고 전했고, AFP 통신은 이날 공격으로 친이란 전투원 중 최소 13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민간단체 '시리아인권감시'를 인용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지난달 27일 요르단에서 숨진 미군 장병의 운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7일 요르단 내 미군 기지는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보복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국은 이번 공격 주체로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포함한 연합단체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을 지목했다. 미국은 이라크 및 시리아 내 보복 타격 목표를 확정했으며 여기에는 이란 시설도 포함된다고 CBS 방송이 전날 보도했다.

미군의 보복 공격은 일회성 타격이 아닌 다단계로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라크는 자국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대변인 야히야 라술 장군은 성명에서 미국의 공격은 "이라크 주권 침해"라며 이번 공격이 이라크와 역내의 안보 및 안정에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공격에 앞서 이라크 정부에 고지했다"며 주권 침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2일 TV 연설에서 "우리는 어떤 전쟁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를 위협한다면 강력한 대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이나 중동에서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란 영토 내에 직접적인 타격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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