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악화로 올해 법인세 ‘0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난해 천문학적 적자 기록
경제계, 대기업 법인세 과중 지적…조세개혁 필요 지적
신종모 기자 2024-04-23 10:24:02
국내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이들 회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영업손실을 봤던 창업 초기 시절을 제외하고 5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각각 11조5300억 원, 4조6700억 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들 회사는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정부에 낸 법인세 금액은 각각 9조원, 1조7000억 원대였다. 이들 기업이 전체 기업 중에서 1, 2를 차지했다. 

현행법상 법인세는 기업들이 전년도에 발생한 이익에 대해 세금이 매겨진다. 이익이 줄면 법인세도 줄어든다. 법인세는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이 올해 3~4월(분납 포함) 신고 납부한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초로 8~10월에 중간예납 등을 걷는 구조다. 대기업 의존도가 커 규모가 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전체 법인세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법인세 부담이 크기 않았다. 현재 이들 기업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내년 법인세 부과 금액은 종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법인세 부담 여전히 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법인세의 조세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4위로 크게 뒤처져 있다. 


최근 미국 조세재단이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국제 조세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조세경쟁력 종합 순위는 25위로 소비세 분야는 2위로 높았다. 반면 법인세 분야는 34위로 매우 낮았으며 지난 2014년과 비교해 미국은 11계단 상승했으나 우리나라는 21계단 하락했다. 

한국은 주요국 중 유일하게 법인세율을 인상했으며 법인세 과표구간도 확대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0%에서 25.0%로 3.0%포인트(p) 인상했다. 동시에 과표구간도 3000억원 초과 기준이 신설돼 3단계에서 4단계로 늘어났다. 

반면 G5 국가는 지난 5년간 법인세 과세기준을 완화해 유지했다. 최고세율은 프랑스(44.4%→28.4%,△16.0%p), 미국(35.0%→21.0%,△14.0%p), 일본(23.4%→23.2%,△0.2%p) 등 3개국이 인하했다. 영국(19.0%), 독일(15.8%) 등은 동일 수준을 유지했다. 과표구간은 미국이 8단계에서 1단계로 대폭 축소했고 그 외 국가는 1단계를 유지해 G5 국가 전부 법인세율이 단일화됐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지난 5년간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법인세 등 과세 강화는 개인의 근로, 기업의 투자의욕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금리인상,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등으로 민간의 자금 부담이 큰 만큼 세율을 인하하고 세원은 넓히는 방향으로의 조세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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