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네요”…이재용 회장, '반도체 봄' 유럽 출장 마치고 귀국

이재용 회장, 열흘간 유럽 출장…자비스 방문·프란치스코 교황 만남
이 회장 자비스 방문…양사, 반도체 장비 협력 강화
신종모 기자 2024-05-03 09:44:02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열흘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이 회장은 입국장에서 “봄이 왔네요”라는 짧은 인사말을 건넸다. 

이번 출장 소회와 성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곧장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단순히 절기상 봄 인사가 아닌 반도체 부문에서 봄이 올 것이라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했다. 출장 기간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비즈니스 미팅,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자이스는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 불리는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는 또다른 '슈퍼 을'이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이다. ASML의 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최근 취임한 크리스토퍼 푸케 ASML 신임 최고경영자(CEO)와 뜨겁게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의 이번 자비스 방문은 반도체 장비 협력을 강화를 위해서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 및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 및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특히 이 회장은 최근 취임한 크리스토퍼 푸케 ASML 신임 최고경영자(CEO)와 뜨겁게 포옹을 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 및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연내에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자이스는 오는 2026년까지 480억 원을 투자해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양사의 기술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 개선, 생산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을 달성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피터 베닝크 ASML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IT 기업 CEO들과 연이어 만나 미래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이 회장의 출장을 계기로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고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후 이탈리아를 방문해 바티칸 사도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인 알현했다. 

이 회장이 교황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만남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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