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노조 선관위, 윤석구 위원장 '당선무효' 결정 

권오철 기자 2024-05-20 17:59:13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지난달 22~24일 치러진 임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윤석구 신임 위원장의 '당선무효'를 결정했다. 

20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선관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선관위원 5명 중 4명이 윤 위원장에 대한 당선무효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호1번 김형선 후보 측이 지난 16일 제기한 '기호2번의 부정선거 행위에 따른 당선무효 처분 요구'에 따른 심의 결과다. 

김 후보 측은 해당 요구에서 윤 위원장이 선거 기간 중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정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윤 위원장이 소속된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는 지난달 15~16일과 같은달 18~19일 총 2차에 걸쳐 강원도 원주 소재 오크밸리에서 '2024년 전국 분회장 노동교육'을 실시했다.

이 행사는 분회장의 노동의식과 단결력을 강화 등을 위한 것으로 매년 비슷한 시기 실시되는 것이다. 

그런데 윤 위원장은 이번 행사에 참석해 '가정의달을 맞아 최고급 비타민을 조합원에게 지급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와 관련 KEB하나은행지부는 지난달 22일 노조소식지를 통해 "그간 윤 위원장은 경영진에 조합원과 가정의 건강을 위해 5월 중 건강식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그 성과로 5월 중 분회에 (비타민 선물이) 순차적으로 배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행사를 진행한 시점이 윤 위원장의 금융노조 보궐선거 기간 중이었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지난달 10일 윤 위원장을 비롯한 입후보를 공식 발표했다. 또 다음 날 입후보자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후 같은 달 15~16일, 18~19일 윤 위원장은 해당 행사에 참석해 비타민 지급을 공언했다. 이후 같은 달 22~24일 투표가 진행됐다. 이후 실제로 수십만원 상당의 비타민 제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4월22일자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소식지 캡처. 

 

이에 김 후보 측은 "지난 선거 기간 중 윤 후보 측의 조합원 대상 금품 제공 및 사용 및 사용자 지원 정황의 부정선거 행위가 발견됐다"면서 "진상규명과 당선무효 처분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선관위에 공문을 보낸 것이다. 

금융노조 선거관리규정 제35조 2·5호는 사용자의 지원을 받거나 개입을 유도하는 행위, 선거와 관련해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제공할 것을 약속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또 제52조는 제35조 2·5호와 관련 위반 시 당선 이후에도 당선이 무효가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윤 위원장 측은  "분회장 노동교육 및 비타민 선물 지급은 통상적 노조활동"이며 "선관위의 당선무효 결정은 통상적 노조활동을 부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 위원장 측 관계자는 "비타민 선물은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 합의한 사항으로 가정의달 지급하기로 한 것을 행사에서 공표한 것일 뿐"이라며 "보궐선거는 지난 4월 전 위원장이 총선에 당선되면서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으로 비탄민 선물은 선거와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 측은 "당선무효가 확실 시 될 경우, 선관위에 재심의를 요구할 것"이라며 "선관위 재심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가처분 신청 등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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