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로 막 내린 테슬라 배터리 데이

[스마트에프엔=김동용 기자] 배터리 업계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테슬라 베터리 데이가 '소문난 잔치'로 막을 내렸다. '빅뉴스'는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테슬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연례 주주총회 및 배터리 데이 행사를 가졌다.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행사는 테슬라가 새로 개발한 배터리 기술 등을 공개하는 행사다.

앞서 업계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 기술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날 행사는 기존 배터리보다 성능이 향상된 '4680' 배터리가 주인공이었다. 주행거리 100만마일(약 160만km), 혹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전고체 전지 등을 선보일 수 있다는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머스크 CEO는 "4680은 기존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5배·전력 6배·주행거리 16%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배터리 모델의 앞의 숫자 2개는 지름을, 뒤의 숫자 2개는 길이를 표시한다. 이를 적용하면 '4680'은 지름 46mm, 길이 80m의 원통형 배터리다.

또한 머스크 CEO는 5대 과제(셀 디자인·셀 공장·실리콘 음극재·양극재 공정 개선·배터리 공정 통합)를 실현해 "18개월 뒤 배터리 가격을 56% 낮추겠다"고 자신했다.

테슬라는 이같이 생산비용을 줄여 3년 안에 기존 자사 전기차 가격의 절반 수준인 2만 5,000달러(약 2,900만원)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내연 기관차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테슬라는 '테라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 목표도 공개했다. 오는 2022년까지 연간 연간 100기가와트시(GWh), 2030년까지 3TWh(테라와트시) 생산 설비를 구축해 배터리 양산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테슬라가 발표한 내용에 혁신적인 신기술은 포함되지 않아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우선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다만 테슬라의 2030년까지 3TWh(테라와트시) 생산 설비 구축 목표 등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시장에서 기대했던 핵심적인 기술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며 "개발의 방향은 누구나 얘기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하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머스크 CEO의 반값 배터리나 생산 능력 확대 (예고)는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 단기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면서도 "좀 더 시간이 지나 현실이 됐을 때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의 시간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6.84% 추가 하락했다. 뉴욕 증시의 정규장에서도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5.60% 떨어진 424.23달러에 마감했다.



김동용 기자 news@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