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 회장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 상고
이 회장 ‘발목잡기’ 비판…법조계 “기업 경영 현실 이해하지 못해”
이 회장, 사법 리스크 지속에도 경영 정상화 최우선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대법원 상고를 결정하면서 삼성그룹의 미래 전략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이 회장에 대해 검찰이 끝까지 법적 공방을 이어가기로 결정함에 따라 삼성 측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7일 이 회장의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의혹 사건에 대해 1·2심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상고를 결정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법원과 견해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1심과 2심의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이 달랐던 점, 그리고 이전 판결들과의 일관성 문제를 들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두 차례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한 검찰의 상고는 이 회장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기업 경영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 측은 1·2심 무죄 판결의 타당성을 강조하며 대법원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 측은 그동안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전혀 생각도 못했고, 아무런 의도도 없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법적 대응의 핵심은 '고의성' 입증 여부가 될 전망이다. 삼성 측은 “합병이 순수한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며 불법적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기업 경영의 특수성과 복잡성을 들어 검찰의 주장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제시한 디지털 증거 중 상당수가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 리스크 지속…‘뉴 삼성’ 구상 실현 지연
대법원의 최종 판단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이 회장의 경영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어 삼성그룹 전체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지속으로 인해 ‘뉴 삼성’ 구상의 본격적인 실현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술 초격차 확보와 글로벌 협력 강화를 통한 미래 준비는 계속될 전망이다.
향후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삼성의 경영 전략과 이 회장의 행보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상고 결정으로 인해 삼성의 경영 공백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면 한·미·일 ‘인공지능(AI) 동맹’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 가속화와 등기이사 복귀를 통한 책임 경영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삼성의 주요 경영 결정은 또다시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구체적으로 이 회장의 ‘뉴 삼성’ 전략은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 확장, 준법문화 정착, 산업 생태계와의 소통 확대 및 지원, 임직원 자부심 및 국민 신뢰도 제고 등이다.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연구개발(R&D) 등을 중심으로 한 450조원 규모의 과감한 투자 계획의 실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다음달 20일 열리는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검찰이 상고를 결정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사법 리스크 해소 여부에 따라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시기를 다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경영 통한 초격차 확보·경영 안정화 박차
이 회장은 ‘기술 경영’을 통한 초격차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AI 분야의 글로벌 리더들과의 회동을 통해 AI 협력을 모색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시대의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출장에서 퀄컴, 메타,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과의 미팅을 통해 AI,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글로벌 협력은 삼성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삼성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미지 개선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친화적 제품 개발, 사회공헌 활동 확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경영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단순히 법적 리스크 관리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괄적인 접근하고 있다”며 “검찰의 상고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이를 기회로 삼아 더욱 강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