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에 대규모 투자 계획…‘HBM·파운드리’ 투 트랙 전략
삼성 미래 성장 동력 로봇·AI·전장·바이오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를 받은 가운데 삼성그룹은 ‘뉴삼성’ 구축을 위해 과감한 경영 혁신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팀을 대폭 축소한 이후의 실기(失期)를 만회하기 위해 리더십을 강화하고,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부진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삼성SDS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보안과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위해 실탄을 비축하고 있다. 이는 삼성그룹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주력사업 중심의 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무죄 선고는 삼성의 중소형 인수합병(M&A)을 넘어 ‘빅딜’을 포함한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의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이 회장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경영권을 안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이부진과 이서현의 계열 분리도 예상된다.

이 회장은 삼성의 경영 리스크를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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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회장은 최근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로봇, 인공지능(AI),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바이오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차세대 지능형 로봇 개발을 직접 주문하며 로봇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첫 보행보조 로봇 ‘봇핏’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가정용 집사 AI 로봇 ‘볼리’도 올해 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의 로봇 사업이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31일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3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로봇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고, 미래 로봇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AI 및 소프트웨어 기술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결합해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AI를 미래 먹거리로 정한 만큼 이를 통해 반도체와 같은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AI는 삼성의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전장 분야에서도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하만 인수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삼성의 전장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던 것으로 평가한다. 

아울러 이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방문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3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5공장 건설과 항체-약물 접합체(ADC) 경쟁력 확보, 투자 펀드 운영 등을 통해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계는 이 회장의 이러한 집중은 삼성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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