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초콜릿이 이렇게 비싸요? 이거 하나 가격 맞죠?”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발렌타인 디저트 팝업 행사장에서 기자가 직접 들은 말이다. 발렌타인데이를 이틀 남기고 유통업계에서 수요 끌어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코코아 생산량 급감으로 예년 보다 비싸진 초콜릿 값에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아이파크몰 4층에서는 발렌타인 팝업 진행이 한창이었다.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행사에는 SNS에서 핫한 초콜릿이나 수제 초콜릿등 다양한 디저트 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은 살벌했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초콜릿 하나당 5000원이었고 어떤 제품은 인기가 많다는 이유로 최소 두 개 이상 구매해야 계산이 가능한 초콜릿도 있었다.
심지어 초코 도넛 3개를 붙여놓고 도넛케이크라며 2만4000원의 가격에 판매하는 매장 앞을 지나가던 손님은 “도넛 하나에 8000원이 무슨 말이야”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코코아 선물가격은 톤(t)당 1만2565달러(ICE 선물거래소)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코코아는 지난 수십 년간 톤(t)당 2000달러대의 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는데, 5~6배 수준으로 가격이 뛴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만 살펴봐도 172% 상승해 작년 원자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코아 값이 오르자 식품업체들은 관련제품 값을 줄 이어 인상했다. 특히 유럽연합 EU의 삼림벌채법의 규정에 따라 서아프리카 농부들이 숲을 벌목하고 그 지역에 코코아나무를 심는 행위가 금지됨에 따라 올해도 코코아 가격이 치솟을 우려가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소비자들은 다이소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날 용산 아이파크몰과 광명 일직동에 위치한 다이소 매장 두 군데를 방문해본 결과 발렌타인을 기념해 판매하는 초콜릿 DIY 키트를 구매하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

이날 다이소 아이파크몰점에 방문한 직장인 A(27)씨는 “발렌타인데이가 이틀 남아서 초콜릿 사러 팝업 방문했다가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며 “직접 만들면 사는 것 보다 정성도 느껴지고 오히려 더 비싸 보이는데 키트 하나 당 5000원밖에 안 해서 몇 개를 사도 부담이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다이소 AK플라자광명점에 방문한 대학생 A(24)씨는 “다이소가 점점 퀄리티가 좋아져서 이제는 예전 다이소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한 것 같다”며 “올해는 친구들이랑 다 같이 다이소에서 재료를 구매해 직접 초콜릿을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제다이소는 지난 달 31일부터 발렌타인데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해, 전개 10일차(1/31~2/9) 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약 22% 신장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있으면서도 DIY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이소의 발렌타인데이 상품을 찾으시는 고객님들이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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