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CDMO 사업 확대로 미국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
트럼프 의약품 관세 부과 방침에 이목 집중, 셀트리온 "대응 전략 있어"
미국 내 산업에도 큰 영향 전망, 미국 AHM·AAM도 관세 부과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이 의약품까지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로 미국 시장 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다양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대비하거나 전략을 세우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기준 지난달 20일 취임한 이후 미국내 수입되는 물품들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른바 관세 전쟁을 불러일으켰다.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관세 부과는 유럽연합(EU)와 한국까지 확대되고 있다. 관세가 부과된 산업·상품의 국가들은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여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있다. 

앞서 한국 바이오업계는 CDMO 사업을 확대하며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대중국 정책의 반사수혜를 기대하면서도 보편관세 적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시장 진출한 한국 제약·바이오, 대응 전략 준비중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달 7일 '트럼프 2.0 정부의 정책 동향과 국내 보건산업 영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2기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 제안으로 FTA 협상에서 더 공격적이고 고율의 관세정책이 강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추후 관세 부과 예정 항목으로 '의약품'을 언급했을 뿐 아직 확실한 관세 부과 방침을 결정하진 않았다. 한국 기업들은 이에 직접판매 확대와 현지 공장 인수 등의 대응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직접판매는 미국내 법인 설립 등을 통해 현지에서 의약품을 직접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지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수입 관세를 피할 수 있지만 미국 내 판매 인프라 구축에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미 직접판매를 진행하던 제약사는 GC녹십자, SK바이오팜, 셀트리온 등이 있다. 

셀트리온은 이미 지난해 11월22일 주주서한을 통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이때 자사 의약품이 세계무역기구(WTO) 합의에 따라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과세에 추가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해 언급하자 셀트리온은 지난달 30일 다시 주주서한을 통해 검토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의약품에 대한 관세는 미국 내 약가 상승을 초래하며 의료 시스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기에 실제로 이를 강행할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단기, 중기, 장기적 대응을 수립해 미국 내 2025년 3분기까지 조달 가능하게 현지 재고를 확보하고 관세가 부과된 후 지속될 경우 완제의약품보다 관세 부담이 적은 원료의약품 수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셀트리온은 장기적인 관세 부과 상황을 대비해 현지 생산기지의 인수 또는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본사 전경 /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 본사 전경 / 사진=셀트리온

그 외 삼성바이오에피스, 대웅제약 등 완제의약품 수출 기업들은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전략을 모색 중이다. 다만 아직 관세 부과 내용이 세부적으로 발표되거나 확정되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병원협회(AHA), 트럼프 행정부에 '의약품 관세 면제' 제공 요청

최근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미국 내 병원과 제네릭 제약회사들은 중국 및 수입산 의약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면제하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압력을 넣는 중이다. 관세로 인한 무역 장벽이 미국 내 의약품 부족과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AHA는 약 5000개의 미국 병원을 대표하는 로비 그룹으로서 현지시간 기준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관세가 암과 심장치료제는 물론 중국산 아목시실린과 같은 항생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접근가능 의약품 협회(AAM)도 저가 의약품 제조업체들이 직면한 이윤 마진의 부족과 의약품 부족의 역사를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의약품 관세 면제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병원 및 제약산업업계의 우려에도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 영향은 한국 및 중국, 유럽 뿐 아니라 미국 내 산업에도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관세 부과 대상, 관세율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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