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손해보험이 후순위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떨어지고 있는 K-ICS(신지급여력제도)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17일 NH손보 공시에 따르면 NH손보는 2000억원 내외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통해 결의된 내용이다.
NH손보 관계자는 "이번 후순위채권 발행 계획은 적정 K-ICS비율을 유지하려는 목적"이라며 "자본 조달 방안 중 신속성 및 손익 영향 등을 고려해 후순위채권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후순위채권은 일반 채권보다 상환 순위가 낮은 채권이다. 후순위채권은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지만, 보완자본(Tier 2)의 성격이 인정되어 K-ICS 비율에 영향을 미친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보험사의 가용자본(보유한 자본)을 요구자본(보험금 지급을 위해 보유해야 하는 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사에서 모든 가입자가 동시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 이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NH손보의 K-ICS 비율(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318.07% ▲2분기 306.62% ▲3분기 290.10%이며,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지난해 1분기 232.31% ▲2분기 223.54% ▲3분기 211.24%다.
경과조치란, 2023년 지급여력제도가 RBC(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에서 K-ICS로 변경됨에 따라 급격한 지급여력비율 변동을 완화하고자 금융당국이 최대 2032년까지 K-ICS 기준 일부를 완화하는 조치다.
새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발행된 자본증권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하거나, 보험사가 새 규정을 적용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기한을 늘려주는 등의 조치를 포함한다. '경과조치 후 수치'는 완화된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을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경과조치 전 수치'보다 더 높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3분기 지급여력비율(경과조치 미적용 기준)은 ▲삼성화재 280.57% ▲DB손해보험 228.78% ▲현대해상 170.10% ▲KB손해보험 203.71% ▲메리츠화재 257.01% 등이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의 K-ICS 비율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ICS 비율이 무조건 높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너무 높으면 자본이 묶여 있어 비효율적일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낮으면 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NH손보는 지난해 12월에도 자본 확보를 위해 4500억원 규모, 30년 만기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수단으로 자주 사용되며, 기본자본(Tier 1)으로 분류돼 K-ICS 비율에 영향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