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자체 모델 활용, 카카오는 오픈AI 협업으로 전략 갈려
플랫폼 기업으로서 AI를 통한 수익모델 확보에 관심 주목
지난해 다른 실적을 받아든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네이버는 소버린AI를 중심으로 자사 거대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하는 한편, 카카오는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대국민 AI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에서 전년대비 32.9% 증가한 1조97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코어 사업의 기초 체력과 플랫폼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다. 반면 카카오는 연간 영업이익이 4915억원에 그쳤다. 카카오의 설명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로 발생한 카카오페이의 일회성 대손상각비로 인한 것으로 조정시 영업이익은 5230억원이 된다.
각 사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로 인한 수익성을 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오픈AI와의 협업을 발표하고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함께 간담회를 열며 큰 관심을 받았다. 네이버는 창립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이사회 복귀를 통해 소버린AI 전략을 집중 추진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색 엔진으로 시작한 네이버와 메신저로 흥행한 카카오는 모두 전국민을 상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따라서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다양한 대상을 상대로 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추진하는 소버린 AI는 독자적인 AI 기술과 데이터 생태계를 기반으로 기술 주권을 지닌 AI 체계를 이르는 말이다. 네이버는 최근 LEAP 2025에 참여해 사우디라아비아에서의 소버린AI를 구현했다. 사우디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이를 학습시켜 현지 생태계에 알맞는 AI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한국에서의 사업 역시 자체 LLM 모델로 개발한 '하이퍼클로바'와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할 예정이다. 또 '온 서비스 AI'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검색, 광고, 쇼핑 등 주요 영역에 AI 서비스를 적용한다.
네이버는 이르면 다음달 'AI 브리핑'을 출시한다. AI 브리핑은 검색 결과를 AI가 요약하고 출처를 표기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쇼핑 영역은 아예 분리해 '네이버 플러스스토어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진행된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네이버는 단순한 검색 정보의 제공을 넘어 이용자가 AI 기반의 분석과 탐색을 통해 폭 넓은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도록 기술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오픈AI와의 협업을 발표하며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취한다. 여러 AI 모델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상황에 맞게 AI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상반기 신규 AI 서비스 카나나를 출시할 계획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나나는 대화형 AI 서비스로 카카오톡 그룹대화방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예측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4일 간담회 현장에서 "모바일 시대에 카카오는 메세지나 커머스,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전 국민의 일상 속에서 국내 최고의 플랫폼 서비스 회사로서 시대의 기술을 일상에서 숨 쉬듯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는 AI 기술로 일상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AI 기술과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넘어 쇼핑과 핀테크, 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에 AI 에이전트를 접목시킬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에 이어 플랫폼 서비스 기업들까지 AI 서비스를 통해 수익화 전략을 세우는 만큼 AI로 이익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김태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수석연구원은 "플랫폼은 유저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특정 임계치를 넘으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