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오픈AI 협력, 국내 AI 산업 영향력에 '관심 집중'

카카오가 지난 4일 오픈AI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자사 서비스에 오픈AI의 기술력을 더해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사 협력이 국내외 인공지능(AI) 산업과 민관 AI 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이미 AI 서비스 '카나나' 개발을 발표하면서 AI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AI 시대의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며 '나'를 중심으로 한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오픈AI와의 협업으로 기존 카카오가 지키던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카카오와 오픈AI의 협업은 여러 파트너십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양사는 함께 공동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 역시 지난 4일 카카오와의 협업 발표 자리에서 "카카오와 공동 프로덕트를 개발하면서 파트너십을 진행하는 것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해온 경험에 오픈AI의 기술력을 더해 한국 로컬라이징 AI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카나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카나나 출시에 대해 지난해 연말부터 여러 차례 사내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이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만큼 만족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휴보다 이후가 더 중요해, "서비스가 핵심"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오픈AI 간 협력 사실 자체보다는 이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해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달 중국발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 R-1'이 등장하면서 저비용 개발 AI의 혁신에 대한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딥시크 모델이 오픈소스이며 상대적으로 저렴한만큼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이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태원 NIA AI전략센터 수석연구원은 AI 모델의 경제적 평가보다는 성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폐쇄형 모델이 보다 안정적이라 기업에서 컨트롤하기도 더 용이하다"고 말하며 국내 대기업이 폐쇄형 모델과 제휴를 맺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 김 연구원은 카카오와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 사실보다 해당 제휴로 펼쳐질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의 성능보다도 해당 협업을 통해 어떤 서비스가 제공될지가 더 관건이다"라며 기업이 AI를 통해 소비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 3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AI는 수단일뿐 목적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AI 비용 감소 추세는 딥시크 이전부터 관찰됐다"며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AI 산업 발전 위해 '민관 협력' 활발

카카오 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은 AI 모델과의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력하고 있고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와 제휴를 맺었다. 또한 네이버가 자체 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해 서비스하는 것처럼 자체 AI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도 국내 AI 산업의 발전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4일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카카오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모델과 인프라가 중요하다"며 민관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AI 컴퓨팅 인프라 발전전략'을 이달 말 확정하고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오는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대 2조5천억원을 투입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AI 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에 "최소한의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초거대(생성형) AI를 정부가 마련하면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 대해 지자체의 AI 활용에 대한 좋은 가이드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역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스타게이트' 합작사를 설립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튿날인 현지시간 기준 지난달 22일에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계획을 발표했다.

올트먼 CEO는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이 많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 역시 집중해서 보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이번 카카오와 오픈AI의 제휴가 국내 민관협력을 넘어 글로벌 민관협력까지 나아갈 가능성이 열릴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