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쪼그라들자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분위기다. 심지어 PB제품, 각종 콜라보 상품 등으로 화재선상에 올랐던 편의점업계 역시 지난해 실적이 한 풀 꺾였다. 이에 따라 마트, 편의점 업계 등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저렴한 PB제품을 내세워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1분기 전망치는 ‘77’로 집계됐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유통업계들은 소비심리 위축(66.6%), 비용부담 증가(42.4%), 트럼프 통상정책(31.2%), 시장 경쟁심화(21.0%) 등을 국내 소비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침체기를 맞이한 유통업계들은 가성비 PB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전략을 선택했다. 앞서 PB제품이란 자체출시(PB, private brand) 제품으로 회사 측에서 상품을 기획하면 생산만 맡겨 물류비나 수수료 등 유통과정이 대폭 줄어들어 NB(National Brand)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고물가가 지속되자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가성비 제품에 지갑을 여는 소비패턴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이제 기존 NB(제조사 브랜드)를 넘볼 정도로 PB 제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면서 ‘바잉파워’가 세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의 PB 노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1조3900억 원을 달성했으며 첫 론칭 해인 2015년 234억원의 매출 성과에 비교하면 약 59배 성장했다.
노브랜드가 가격을 저렴하게 측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별도의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노브랜드는 전반적으로 시식이나 판촉, 별도 마케팅 등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을 가격에 재투자해서 저렴하게 판매가 가능했다. 또 패키지나 디자인 등도 일관된 디자인과 자체 제작을 통해 제조업체 측에서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었다.

PB제품으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는 기업은 바로 편의점업계다. 언젠가부터 편의점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자체 제품인 PB상품으로 인식이 고착화 됐다. 단독출시 상품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마케팅 수법은 언젠가부터 편의점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번졌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기업들 역시 트렌디한 제품과 협업은 고객 유입과 매출 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편의점수가 많아지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져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전략은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그러나 PB제품이 NB(National Brand)제품에 비해 저렴하다보니 간혹 정말 믿고 구매해도 되는 제품인지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실제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PB제품에 대한 유해물질이나 위생상태 등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품질을 개선하고 리브랜딩을 진행 하면서 PB제품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소비자들은 물건 하나를 구매해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까지 얻는 똑똑한 소비를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PB제품이 오랫동안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NB제품과 동일한 용량과 품질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가심비 소비패턴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그만큼 탄탄한 PB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고객 유입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도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