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일부 국가에 20% 미만 관세 부과하는 새로운 안도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일부 국가, 철강·알루미늄을 비롯한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전개됐던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확대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방의 날'로 선언한 2일 오후 4시에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직접 상호관세에 대해 발표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상호관세가 2일 발표되는 즉시 효력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미국 노동자를 위한 완벽한 거래가 될 수 있도록 그의 무역·관세 팀과 정책을 완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상호관세 발표 직전까지 관련 참모들과 회의를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관세율과 관련해서는 예측이 상이하다. 뉴욕타임스는 상호관세율과 관련해 "백악관이 검토한 한가지 옵션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20%의 단일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상호관세가 아닌 보편관세로 볼 수 있다.
CNN도 "트럼프가 모든 미국 무역 상대에 개별 관세율을 부과할지, 일부에만 부과할지, 아니면 모든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적용할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레빗 대변인은 상호관세가 20%로 일괄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대통령보다 앞서고 싶지 않다. 2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3의 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일부 국가만을 대상으로 수출품 전반에 20%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다. 이는 그동안의 예측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안이다.
백악관은 관세 발표 전 미국과 해외 각국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레빗 대변인은 관세를 낮추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한 국가가 몇 개국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숫자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전화해서 관세에 대해 논의한 국가가 꽤 많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경쓰는 국가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일 발표 이후 협상을 통한 관세 조정 가능성에 대해 "궁극적인 변화는 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로 결정할 때 생길 것"이라며 "그 경우 관세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은 항상 전화를 받는 것에 열려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되, 해당 국가가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관세율을 매기겠다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그것은 상호주의적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매기면 우리도 매긴다"며 "우리는 (상대국보다 더) 잘 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3일 상무부와 USTR에 관세 등 국가별 무역장벽을 파악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USTR은 전날 연례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다양한 비관세 장벽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4일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관세율이 '미국의 4배'라고 주장했으나 한국은 미국과 FTA를 맺고 있어 사실상 대미(對美)관세가 없으며 NTE도 이를 명시했다.
다만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지난해 55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 불균형 문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 관세 카드를 꺼낸 배경 중 하나라는 점에서 한국 역시 상호관세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상호관세 외에 품목별 관세도 확대된다. 상호관세와 별개로 지난달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시작됐다. 자동차 관세 25%도 3일 0시1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상품들은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예전보다 훨씬 불리해진 상황에서 미국산 제품들과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른 국가들이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글로벌 시장의 관세 장벽이 연쇄적으로 높아지면서 각국간 무역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