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품사 수출액 전년비 11.1% ↓
가격 경쟁력 저하에 수요 둔화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서 25%의 품목 관세를 매긴다고 예고했다. 상대적으로 완성차 기업들보다 체급이 낮은 부품사들은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이에 산업부는 미 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업계의 어려움이 커지지 않도록 자동차산업 비상 대책을 다음달 중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 밝혔다. 대책에는 자금지원, 관세 대응체계 구축 등 업계 맞춤형 지원이 담길 예정이다.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국내 완성차 수출액은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부품사의 감소량은 11.1%로 더 큰 영향을 받았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해외에서 전반적으로 침체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및 핵심부품에 대한 25% 관세부과 발표에 따른 추가적 우려도 있다.
당장 수출 감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미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이제 미국 소비자들은 제품이 뛰어나거나 대체제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조금 더 저렴해진 자동차들을 찾을 것이고 우리에게는 조금 위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 경쟁력에 따른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위기에도 어느정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대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자동차 부품사들은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경남 김해 소재 자동차 엔진 부품 제조업체 A사도 이달 중순 당좌거래가 정지됐다. 당좌예금은 수표·어음을 발행할 수 잇는 기업의 마이너스 통장격인 계좌다. 통상 부도가 2번 이상 발생하면 당좌거래가 정지되며 기업회생절차를 밟거나 폐업하게 된다.
문제는 아직 본격적인 관세를 매기지 않은 상황이란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82억2000만 달러(약 12조원)로,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의 36.5%를 차지한다. 관세가 본격적으로 매겨진다면 해당 수출분이 고스란히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내수도 부진한 상황에 수출까지 감소하면 국내 부품업체들은 고사할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27일 개최한 자동차산업 긴급 회의에서 "완성차 회사뿐만 아니라 부품 기업의 어려움이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미국이 한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자동차에 더해 반도체·의약품 등 제조업 전반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2% 급감했다. 2023년 7월(-6.6%) 이후 1년 6개월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생산이 줄면서 제품 출하까지 7.4% 쪼그라들었다.
이에 정부는 다음달 초 자동차산업 비상 대책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안 장관은 "자금지원 등 긴급 유동성 확대, 관세 대응체계 구축, 국내 투자환경 개선, 수요 진작, 시장 다변화 등 업계가 건의한 사항을 중심으로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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