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25%로 확정짓겠다고 발언하면서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 규모가 작은 자동차 부품 업계 특성상 완성차 업체보다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어느정도 부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 4월 2일에 말하겠지만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으로 돌아오는 반도체·자동차 기업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각국에 부과할 관세를 무기로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부품의 미국 수출액은 70억7200만달러(약 10조2000억원)로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액 188억900만 달러(약 27조3000억원)의 37.6%였다. 미국 다음으로 한국의 자동차 부품 수출량이 많은 멕시코(9.4%)와 중국(5.8%)을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지난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현재 자동차 부품은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다. 그 전에는 한국 8%, 미국 2.5%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지만 발효 직후 철폐됐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의 미국 수출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9% 증가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미국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은 8.2%로 멕시코산(41.9%), 캐나다산(24.7%)에 이어 세 번째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세 매겨지면 수출 직격탄
다만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에 10~20%의 관세가 매겨지면 수출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항구 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미국 시장 판매 부진과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가 관세에 따른 원가 인상분을 부품업체에 전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규모가 작은 부품업체일수록 피해는 커질 수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2023년 자동차 부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는 1만5239개사로 완성차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952개사), 2차 협력사(2577개사), 3차 협력사(9536개사) 등의 피라미드 형식의 도급 단계로 구성돼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부품업계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3% 수준인데 2, 3차 협력사는 1% 미만이라 단기 충격에도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자리도 줄어들 수 있다. 자동차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산업 종사자 수는 현재 28만137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관세가 부과된다면 10% 이상, 2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기아와 현대제철 등은 미국의 압박에 따라 현지 생산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자동차 부품업체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공장 이전에 드는 비용이 수천억원 이상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만큼 추진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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