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위기에 트럼프 리스크 덮쳐
한국서 美 수출물량 80% 이상… 관세 직격타

트럼프 대통령이 25% 자동차 관세를 예고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한국GM은 "GM본사가 한국 생산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돌릴 수 있다"고 예고하며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GM은 미국시장 수출 의존도 80% 이상으로 미국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이자 미국 최대 자동차기업인 GM은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공장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국GM도 비상이 걸렸다.

제너럴모터스 로고./사진=연합뉴스
제너럴모터스 로고./사진=연합뉴스

폴 제이콥슨 GM CFO는 지난달 29일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단기적으로 GM은 많은 자본이나 공장 증설 없이도 관세 영향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관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공장 추가 투자 등에서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컨퍼런스에서 "GM은 이미 해외공장의 재고를 30% 이상 줄였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장의 생산을 전환해 관세 효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 정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큰 전략 수정없이도 관세에 대응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장 이전 등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한국GM이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연합뉴스 등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GM은 해왜 생산기지에서 비용 증감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곧바로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있다. 2013년 호주에 이어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2017년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철수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2019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다. 완전 철수를 시도했으나 경제적 타격이 클 것을 우려한 정부가 8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신차 2종 개발·생산'을 약속받았다. 그 이후 한국 정부와 약속했던 2개 차종을 모두 생산했고, 한국GM에는 신차를 위한 투자 의무도 사라진 셈이다.

최근 한국GM은 내수 판매목표를 1만8000대 정도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목표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지난해 내수 판매량(2만4824대)와 비교해도 70% 정도에 그친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은 2018년 이후 떨어지는 추세다. 2022년에는 3만대 수준까지 내려왔다. 한국GM의 내수 부진 여파로 인해 대리점들도 줄어들었다. 2016년 304곳이던 GM판매 대리점은 지난해 119곳까지 줄었고 올해는 100곳 이하로 축소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예고한데 이어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한 관세까지 예고하면서 한국GM의 존폐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한국GM 관계자는 "시장 환경 및 정책 변화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에프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