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산 자동차·경트럭 대상, 내달 2일 발효
현대차, 현지생산 확대…GM, 한국 철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외국산 자동차 및 핵심 부품에 대한 25%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2일 철강·알루미늄 관세 발효에 이어 두번째 품목별 관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할 일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이 조치는 매우 겸손한(very modest)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관세는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다음달 2일에 발효되고 미국은 다음날부터 관세를 징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자동차 관세 조치는 다음달 2일 예정된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 25% 관세가 적용되는 차종과 관련해 윌 샤프 백악관 문서 담당 비서관은 "새로운 관세는 외국산 승용차와 소형 트럭에 적용된다"며 "이로 인해 연간 1000억달러 이상의 새로운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은 픽업트럭에는 25% 관세를 적용했지만 승용차와 소형 트럭에는 2.5%의 관세를 매겨 왔다.
이에 따라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이번 관세 조치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품 중 자동차의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의 3대 자동차 수입국으로, 자동차 무역 불균형 때문에 트럼프의 손길이 닿을 수밖에 없는 국가 중 하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347억4400만달러(약 51조원)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자동차 수출 규모(707억8900만달러)중 약 49%를 차지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자동차 수량은 지난해 기준 153만5616대로 멕시코(296만1598대)에 이어 2위다.
자동차 25% 관세와 다음달 2일 발표될 국가별 상호관세까지 더해지만 한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은 미국 기업들에 비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자동차 25% 관세는 미국에 수출하는 다른 나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기에 상호관세에서 한국이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에 비해 어느정도의 관세율을 적용받을지가 가격 경쟁력 유지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로 부각된다.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관세 대응…한국GM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내 생산을 늘려 관세의 여파를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연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려 미국 내 연간 1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완성차 판매량 중 생산 비중이 70%까지 오르게 된다. 다만 여전히 한국 등 외국에서 미국으로 들여오는 30%는 관세를 피할 길이 없다.
또한 향후 4년간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4년의 기간이라 캐파(생산 능력) 확대, 제철소 건립 등 모두 단기간에 이룰 수 없기 때문에 당장의 타격을 피하기는 어렵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인 한국GM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GM은 생산량의 약 85%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세로 인해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윌리엄 헨리 GM 해외사업부문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 부문 전무는 "한국은 고객 유지율이 높아 고객이 차량 구매 10년 후에도 다시 우리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 철수설에 대해 "오늘이든 미래든 우리의 목표는 한국 고객 니즈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GM 서비스 부문에서 한국이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 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국 정부와 현대차그룹 등 자동차 관세를 면제받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의미있는 결과는 없었다. 이제부터 관건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가 단순 합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HMGMA 준공식에서 "저희가 (210억달러 현지 투자) 발표한 것은 기업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며 "관세는 국가간의 문제기 때문에 크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현지 투자로) 좋은 영향을 준다면 노력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4월2일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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