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합산 9조 피해 전망
가격 상승 시 소비자 반발 우려
장기적으로 판매가 인상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관세 영향에 따라 양사는 합산 약 9조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가격 경쟁을 유지할 전망이라 밝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와 더불어 내달 3일부터는 150개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35.7%의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수출 품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60.3%가 미국발 관세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답했다. 특히 자동차·부품(81.3%) 업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에 진출한 국내 완성차 업체와 부품·소재를 납품하는 협력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과되는 관세로 인해 현대차·기아는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대미 수출량은 총 101만5005대였다. 그 중 현대차가 63만7638대, 기아가 37만7367대를 수출했다. IBK경제연구소는 관세로 인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올해 18.6%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평균판매단가(ASP)를 4000만원 정도로 가정했을때 현대차는 5조1450억원, 기아는 3조9996억원의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기아, 대응 다각화로 관세 부담 최소화
이런 상황 속에 현대차·기아는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국 내 투자 확대와 가격 동결 등 여러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향후 4년 동안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가격 동결 전략도 함께 한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오는 6월2일까지 2개월간 차량의 권장소매가(MSRP)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해당 기간동안 신차 구매, 리스 고객의 가격을 보장한다.
현대차는 이같은 가격 보장 프로그램에 대해 "자동차 산업의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잠재적인 관세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 프로그램을 출시하는 것"이라며 "프로그램은 미국 소비자를 지원하고 차량 가격의 합리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우리는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MSRP 약속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차량을 제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기아 역시 비슷한 내용의 가격 동결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가격 인상에 대해) 현재로서는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며 "아직 그런 것을 이야기하기에는 좀 빠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사장은 지난달 준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기아 브랜드 차량 생산 계획과 관련해 "HMGMA 생산 차량 중 40%는 기아가 될 것"이라며 "내년 중반부터 생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가 가격을 동결하는 이유는 관세 부과가 시행되자마자 가격을 먼저 올릴 경우 현지 소비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토요타, 혼다, 제너럴모터스(GM) 등도 미국 내 자동차 판매가격을 당분간 동결하기로 했다.
가격 동결과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래 버틸수록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가격 인상 시기를 놓고 자동차 업체들끼리의 눈치싸움이 시작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 미리 출하한 재고분과 미국 내 생산 물량을 통해 최대한 오래 가격을 동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 관점으로 볼때는 향후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몇 달은 여러 대책을 동원해 가격을 동결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엔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재 가격을 유지하기엔 현대차·기아에 부과되는 관세액에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생산 확대에도 자동차 가격 상승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부품·원자재 등을 모두 미국 내에서 조달하지 못하는 만큼 전세계 대부분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인상했기 때문에 부품·원자재 가격이 오르게되고 이는 자동차 가격을 상승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43조2930억원, 영업이익 3조6325억원으로 전망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8%, 2.11% 증가한 수치다.
기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29% 증가한 27조5999억원으로 추정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5.18% 감소한 3조2483억원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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