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경쟁력 약화 우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 현지 투자 축소 등 검토
전문가 “정부와 기업, 외교적 협상력 강화할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수입품에 최소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약 7%로 크지 않지만,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간접적인 영향과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주최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프라이오리티 서밋' 연설에서 한 달 안에 반도체 등 에 대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는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대미 반도체 수출액이 약 106억달러(약 15조원)로 전체 대미 수출 품목 중 3위를 차지한다.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산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 매출 비중이 전체의 58.8%로 높아 관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산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25% 이상의 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로 중국(32.8%)이나 홍콩(18.4%)에 비해 낮으나 미국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AI) 및 첨단 기술 확대로 인해 관세는 여전히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대만 등 제3국을 경유한 수출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설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 추가적인 투자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업계는 미국 현지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진행 중인 미국 내 공장 건설을 가속화하거나 추가 투자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기업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내 공장 설립을 고려하고 있으나 대규모 투자 비용 대비 실익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도체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만큼, 실제 부과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은 외교적 협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미국 외 지역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면서 “중국 반도체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연구개발(R&D) 환경 개선과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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