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車 부품에 관세율 25% 부과 임박
국내 타이어 3사 수천억원 부담 전망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는 유예했지만 자동차·부품에 대한 25% 관세는 강행하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는 생존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 판매 시장에서 미국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는 북미 시장에 중점을 두는 반면 넥센타이어는 유럽 시장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의 미국 시장 매출 합산액은 총 4조2000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미국 판매 비중은 업체별로 25~30% 정도다. 

한국타이어 테네시 공장 외관. /사진=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 테네시 공장 외관. /사진=한국타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3일 발효한 수입차 25% 관세와 수입차 부품 25% 관세에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수입산 타이어에도 25%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예고대로 수입산 타이어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업체별로 추가비용이 수천억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고율 관세 여파로 국내 완성차 수출 물량이 감소할 경우 타이어 수요도 줄어들게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업이 관세 비용을 내부에서 흡수하면 손실이 불가피하고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타이어 3사는 미국 관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있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주 공장의 증설을 통해 현지 생산량을 기존 연 550만본에서 1200만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북미 타이어 수요의 40%를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고 있고 증설되면 자급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도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연간 약 33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대미 수출의 약 80~90%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회피를 위한 생산물량 재배치 전략이 절실하다.

넥센타이어, 유럽 및 중국 등 대체 시장 공략

반면 넥센타이어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는 만큼 유럽, 중국 등 대체 시장을 공략하는 등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물량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수출해 온 만큼 관세 부과 전 최대한 많은 물량을 선적해 미국 현지 창고에 비축해 두고 향후 관세 정책 변화에 맞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관세 회피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넥센타이어는 유럽 시장 공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오하이오, 캘리포니아, 텍사스, 조지아주 등 총 4곳에 현지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미국 공장을 두고 있는 업체에서는 단기적으로 생산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라며 "미국 현지 공장을 신설하더라도 가동까지 2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발 관세가 장기화될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비용을 들여 미국 현지 생산 시설을 늘리는 것은 무리"라며 "당장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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