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출렁이면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7만9000달러 선 아래로 무너졌다. 올들어 꾸준히 8만달러 이상을 유지해왔던 흐름이 꺾이며 시장 불안이 가상자산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6일(현지시간) CNBC는 코인메트릭스를 인용해 비트코인이 하루 전보다 4% 하락한 7만8835.07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약 34% 하락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표한 대중국 상호관세 정책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촉발했고 이후 주요 주식·원자재·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투매가 이어졌다. S&P 글로벌 브로드마켓 지수 기준으로는 전 세계 주식 시가총액에서 7조4600억달러가 증발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만 5조8700억달러 규모가 사라졌다.
비트코인은 일반적으로 대형 기술주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선행지표로도 간주된다. 한동안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8만2000~8만3000달러 선을 유지했으나, 이날 주식과 금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자 비트코인 역시 낙폭을 키웠다.
24시간 롱 청산만 3조 원…이더리움도 급락
트레이더들의 매수 포지션 청산도 가격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롱(매수) 포지션 청산 규모는 1억8100만달러(약 2470억원)였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역시 1억8800만달러(약 2570억원) 규모의 롱 포지션이 청산되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CNBC는 “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15% 하락했다”며 “가상자산 시장만의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기대됐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앞에 힘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뿐 아니라 금·원유 등 다른 자산도 동반 하락했다. 뉴욕 금 선물은 2% 넘게 하락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0.5달러까지 떨어지며 6%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