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가 관세 발표 직후 급락…실현 시총도 정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가 전해진 직후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이 일제히 하락하며, 실현 시가총액 지표를 근거로 일부 전문가들은 약세장이 본격화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뉴욕증시가 관세 정책 여파로 하락 마감한 가운데 9일 오전 10시 11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하락세가 확인됐다. 빗썸에서는 비트코인이 전일 대비 2.92% 하락한 1억1398만원, 업비트에서는 0.46% 떨어진 1억1396만원에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217만원으로 전일 대비 5.15% 하락했고 업비트에서는 1.58% 하락한 같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김치프리미엄은 크라이프라이스 기준 0.92%로 1%를 밑돌았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얼터너티브가 집계한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18점을 기록해 전날보다 낮아졌다. 해당 수치는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실현 시가총액, 약세장 신호 보냈다
이런 가운데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대해 약세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강세장에서는 적은 자금만으로도 가격 상승이 가능하지만 약세장에서는 큰 자금이 들어와도 상승이 제한된다”며 “현재 데이터는 약세장을 명확히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주 대표가 주목한 지표는 ‘실현 시가총액(Realized Cap)’이다. 이는 블록체인 상에서 각 보유자의 실제 구매 시점과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지표로 일반 시가총액보다 자금 흐름을 더 정밀하게 반영한다. 주 대표는 “실현 시가총액이 증가하는데 시가총액은 정체되거나 하락한다면 이는 시장에 자금은 유입되지만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이는 전형적인 약세장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약세장을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아서 헤이즈 전 비트멕스 최고경영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비트코인과 나스닥 간의 상관관계를 약화시켰을 수 있다”며 “비트코인이 법정화폐 유동성 경보장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양적완화를 재개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25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