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로몬드 스쿨, 비트코인 도입
“첫 암호화폐 결제 사립학교”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한 사립 기숙학교가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도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학부모 요청을 계기로 비트코인을 수업료 납부 수단으로 허용한 것으로, 전통 교육 기관이 디지털 자산을 공식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영국 내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13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가일 앤 뷰트 지역 헬렌스버그에 있는 로몬드 학교는 오는 가을 학기부터 비트코인으로 수업료 납부를 허용할 예정이다. 이 학교의 연간 수업료는 최대 3만8000파운드(한화로 약 7090만원)에 이른다.
학교 측은 암호화폐 수납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일부 학부모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변동성에 따른 재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초기에는 비트코인으로 받은 금액을 즉시 영국 파운드화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디지털 경제를 이해할 기회”…안전성과 합법성 강조
로몬드 학교는 비트코인 외의 다른 암호화폐는 허용하지 않기로 했고 암호화폐 결제의 모든 과정은 자금세탁 방지법과 세무 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관계자는 “모든 거래는 안전하고 투명하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을 이끈 클레어 치좀 교장은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사고력과 소통 능력을 갖춘 학생을 길러왔다”며 “비트코인 도입은 우리 학교의 개방성과 혁신 정신을 반영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 결제 방식은 단순한 선택지를 넘어 교육적 의미도 지닌다”며 “학생들이 디지털 자산, 경제 주권, 새로운 화폐 시스템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몬드 학교는 1977년 라치필드 학교와 세인트 브라이드 여학교가 합병되며 설립됐고 현재는 3세부터 18세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전인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로몬드 학교는 자사 소개 자료에서 “영국에서 암호화폐 수업료를 최초로 받는 사립학교”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 주장의 사실 여부는 다른 기관에 의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 자산이다. 올해 들어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크고 투자자 심리에 따라 급격한 등락이 발생할 수 있어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