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거 아니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2016년 트럼프 1기 정권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마치 미치광이처럼 행세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을 외교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있다. 트럼프 2기 정권에서는 그 미친 정도가 더 심각하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올리면서 중국을 뺀 다른 국가에는 국가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국가별 상호관세가 시작된 지 13시간 만이다. 

중국을 제외한 70여개 국가에는 한시적이지만 관세율을 전격적으로 낮춘 것이다. 

이 90일 동안 우리나라의 대미 상호관세는 기존 25%에서 10%로 낮아지게 됐다.

다만 철강,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는 25% 그대로 유지된다.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재 뒤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인상될 것이며 이는 중국이 경솔하게(imprudently) 보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면서 "누구든 미국을 때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더 세게 맞받아칠 것"이라고 말했고 연합뉴스 등이 전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모든 무역상대국에 10% 이상의 상호관세 시행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 '최악 침해국'으로 분류한 57개 무역파트너(한국·일본·중국 등 56개국+27개 회원국 가진 유럽연합)에는 9일 0시1분부터 국가별 상호관세가 별도로 부과했다. 

이렇게 미치광이 처럼 세계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트럼프 대통령 탓에 글로벌 주식 시장은 연일 폭락했다. 그러나 이날 나온 변덕스러운 발표에 미국 증시가 폭등하는 등 트럼프발(發) 관세 정책에 전 세계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중국의 보복 관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맞대응 조치에 대응해 전날 대중국 상호관세를 34%에서 84%(총 104%)로 올렸으며 이날 다시 21%포인트를 높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해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조치를 단행하면서 미국 여행 자제령도 내리는 등 미국의 조치에 대해 물러서지 않고 전면적으로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무역 전쟁의 구도를 '전 세계 대 중국'으로 가져가느냐는 질문에서 "난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중국이 확전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용감하게 대응했다"면서 "우리는 교역 파트너들과 함께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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