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찰)을 사랑하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한 때 검사 윤석열이 남긴 그럴듯한 말이다. 부당한 외압에 굴복하지 않는 '강골 검사' 이미지를 대중에 심어줬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자 시절, 그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게 충성하겠다'는 말을 강조했다. 결국 그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다.
대통령이 된 그는 충성을 목숨으로 아는 군인들을 이용해 불법적인 계엄 사태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는 현재 내란죄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지난 21일 내란 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 앞에 증인으로 나선 김형기 육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은 윤 전 대통령 앞에서 '검사 윤석열'과 똑같은 말을 했다.
"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조직에 충성하고, 조직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고 했다."
그러나 김 중령의 말은 피의자 윤석열의 말과 사뭇 다르다. 김 중령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조직에 충성한다고 했다. 검찰 역시 군대와 마찬가지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조직이다.
기자는 법조계 출신으로 윤 전 대통령과 서울대 동문인 한 인사와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그 사람은 누구에게도 충성하지 않았다. 검사 선배들을 예우하지 않았지만, 후배들을 모아놓고 술판을 벌이기를 좋아했다. 아마 자신은 극진한 선배 대접을 받고 싶어했던 것 같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군인들의 충성심을 이용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누구에게 충성을 했는지 의문이다. 과연 그가 검사 때는 검찰 조직에 충성을 했었는지, 대통령 시절에는 국민들에게 충성을 했었는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선 김 중령의 말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군인이 상급자 명령에 복종하는 것, 즉 충성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는 임무를 부여했을 때 국한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