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보고서…"상호관세 15%p 내려도 실효관세율 하락 6.7%p뿐"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0.5%p(포인트)가량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통상 협상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미 간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 관세가 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출 항만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수출 항만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씨티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에 10% 상호관세, 미·중 간 100% 넘는 상호관세 유지 ▲미국이 한국에 25% 상호관세, 미·중 간 100% 넘는 상호관세 유지 ▲미국이 한국에 10% 상호관세, 미국이 중국에 60% 상호관세 부과(보복 관세 없음)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한미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기존 25%에서 기본관세 수준인 10%로 15%p 낮아지더라도, 실효 관세 하락은 6.7%p(20.7%→14.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비중이 전체의 34%에 달하는 만큼 25% 품목 관세를 적용됐기 때문이다.

씨티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모델로 통상 협상에 따른 관세 충격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이 올해 2분기부터 서로 100% 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한국 성장률이 0.5%p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시나리오 1(한국 상호관세 10%)에서 2.2%p, 시나리오 2(한국 상호관세 25%)에서 2.3%p 낮아진다.

보고서는 관세 충격이 성장률을 끌어내리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는 시나리오 1과 2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 2.75%에서 내년 말 1.00%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총 1.75%p, 0.25%p씩 내린다고 가정하면 7회 인하다.

미·중 간 관세 갈등이 완화하는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덜 줄어든다.

씨티는 시나리오 3(한국 상호관세 10%, 중국 상호관세 60%)에서 관세 충격으로 인한 한국 성장률 영향을 올해 -0.2%p, 내년 -0.9%p라고 추산했다.

이 경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은 총 0.75%p, 내년 말 최종금리는 연 2.00%로 예상된다.

앞서 씨티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충격 영향을 올해 성장률 전망에는 일부 반영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는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며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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