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산단 위치 계획 실질 주도는 용인시···'투명성·형평성' 의구심
시민들 “좋은건 용인 땅 한가운데, 나쁜건 안성 경계지역에" 비난

경기 용인특례시 원삼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의 최초 위치 계획도를 확인한 결과, 기피시설들이 안성과 맞닿은 접경지역인 산단 남쪽에 집중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시청 청사 전경.      /사진=용인시
용인시청 청사 전경.      /사진=용인시

5일 스마트에프엔 취재 결과 산업단지 북쪽에는 협력화단지, 공원, 지원시설, 소방서가 계획돼 있고 단지 외곽은 상업용지, 주택용지, 공원, 경찰서, 지원시설, 커뮤니티시설 등 핵심 기반시설들을 배치한 반면 안성 경계인 남쪽에는 변전소, 하수처리시설, 오·폐수처리시설, LNG 열병합발전소, 폐기물 처리시설, 가스공급설비 등 각종 위험시설과 기피시설을 집중 배치했다.

산단 위치 계획을 주도한 용인시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배치에 대해 “당시 근무하지 않아 알수는 없지만 기술적·환경적으로 검토한 결과 남쪽이 최적이라 그 곳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치 이유를 뒷받침할만한  협의 문서 등 자료들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 및 7호를 근거로, 기업의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비공개 처리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 에 따라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도 했었고, 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후 산단 승인을 받았다”며 “산업단지계획 심의위원회 심의 등 모든 행정 절차를 거쳤으며 이미 안성시에도 고시했던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성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천 재검토 촉구 등 안성시의 의견과 주민 탄원서 등을 관련기관에 전달했었다”면서 “당시 용인시의 답변이나 문서 내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안성시민들은 “용인시는 자신들의 생활권은 보호하고, 피해는 외곽으로 떠넘기는 구조를 만들었다”면서 “더 이상 숨기지 말고 그 ‘최적안’ 의 근거를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좋은건 용인땅 한가운데 북쪽에 다 배치하고 각종 기피시설은 남쪽으로 다 갖다 놓면 용인시 진짜 나쁜 사람들 아니냐?”고 지적한다.

시민 김 모씨는 “결국 지금 드러나는 것은 상생이 아닌 회피와 비공개 뿐이다. '최적안이었다'는 말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용인시는 숨기지 말고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가장 중요한 내용과 이유를 밝히지 않은채 '행정절차는 완료했다'고 주장하지만, 산업단지라는 이름 아래 한쪽 지역만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구조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는게 시민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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