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특별법 기대감에 외국인 수급 집중…증권가 "추가 상승 여력"

삼성전자 9일 종가 /사진=네이버주식
삼성전자 9일 종가 /사진=네이버주식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장중 6만원선을 회복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몰린 결과다.

1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한때 6만400원을 기록하며 2개월여 만에 6만원 선을 다시 넘었다. 전날 종가는 5만9800원으로 마감됐으나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3일 대선 이후 계속된 오름세로 신정부 출범과 맞물린 증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일부터 4거래일 동안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7620억원에 달했다. 특히 전날 하루에만 3090억원이 순매수되며 삼성전자 종목 중 외국인 매수 금액 기준 가장 많은 순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장중 23만원을 돌파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도체 산업 육성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핵심은 반도체특별법 제정으로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생산세액 공제율을 최대 1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정책 기조는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의 상법 개정 움직임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외국인 수급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센터장도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된 상황에서 외국인 유입은 구조적 변화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전망도 우호적이다. 엔비디아가 3분기에 AI용 신제품 블랙웰을 출하하고 브로드컴이 7월부터 차세대 반도체 ‘토마호크6’를 공급하면서 HBM과 eSSD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김 센터장은 "토마호크6는 AI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높이는 핵심 제품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의 본격적인 추세 상승을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밸류에이션 매력은 충분하지만 HBM 공급 성과와 파운드리 대형 수주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경쟁사와 HBM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지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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