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엔솔·SK온 3사 ESS 전환
중국과 저가 공세 따른 점유율 확보 경쟁

K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글로벌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공략 본격화에 나섰다. ESS 사업 확대를 통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넘어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히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독일의 상업용 ESS 전문업체 테스볼트와 일체형 배터리 제품 'SBB'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BB는 배터리 셀, 모듈, 랙이 통합된 20피트(ft) 크기의 컨테이너형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하면 즉시 사용하라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 형태다.

삼성SDI가 1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 참가해 기존 SBB(Samsung Battery Box)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SBB 1.5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1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 참가해 기존 SBB(Samsung Battery Box)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SBB 1.5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SDI

또 삼성SDI는 지난 3월 미국 최대 전력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에 ESS용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고 전체 공급량은 6.3GWh(기가와트시)다. 이는 지난해 북미 전체 ESS 용량의 11.5%에 해당한다. 동시에 중국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맞대응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울산 사업장에 ESS용 LFP 배터리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일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다. 생산 제품은 ESS 전용 파우치형 LFP 배터리다. 에너지 효율과 화재 안정성이 우수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갖고 있었으나 반개 분기 앞당겼다. 그 이유로는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에 있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내 리튬 공급망을 활용해 생산 단가를 낮춰 ESS용 LFP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고객사인 테라젠, 델타 등에 이미 공급이 확정돼 있으며 관세 부담 없이 빠른 납기 대응이 가능한 현지 생산체제를 통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북미 지역 다수의 고객들과 ESS용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기술력과 빠른 현지 대응을 바탕으로 고객가치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사진=LG엔솔

SK온도 ESS 사업체 힘을 쏟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ESS 사업실을 사장 직속으로 격상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에 미국 에너지 회사 IHI테라선솔루션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ESS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는 미중 무역갈등, 보호무역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데이터센터, 산업용 에너지관리 수요 증가로 ESS 시장은 향후 10년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터리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춘 입장에선 새로운 성장 기회이자 시장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지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수요로 인해 ESS 배터리 시장의 미래는 충분히 밝은 상황"이라며 "ESS 시장의 확대가 미국·유럽의 전기차 수요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터리 업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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