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CATL 압박 속 IRA 방패 삼아
脫중국 원하는 미 시장 경쟁 본격화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글로벌 배터리 산업 패권 전쟁이 전기차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무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ESS 수요 확대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각기 다른 전략을 앞세우며 북미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LG엔솔과 SK온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판으로 북미 ESS 시장 내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내세우며 반격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사진=LG엔솔

美 ESS 시장 3배 성장 예고···중국산 배터리 '걸림돌'

17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2026년까지 미국 ESS 설치 규모가 2023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따라 전력망 안정화 수단으로 ESS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ESS 시장의 상당 부분을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BYD, CATL, EVE에너지 등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IRA 기준을 통해 중국산 부품 및 소재를 배재하고 북미 현지 생산 제품에 한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틈을 노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탈중국 수요 선점에 나선 것이다.

LG엔솔, 美 오하이오 'ESS 전용 LFP 라인' 구축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고객사 요청에 따라 ESS용 LFP 배터리를 미국 오하이오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2026년 양산을 목표로 16GWh(기가와트시) 규모의 LFP 전용 라인을 구축 중이다.

LG엔솔은 당초 니켈·코발트 기반 고밀도 배터리를 주력으로 했지만 ESS 특성에 맞춰 LFP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핵심은 중국산 소재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 내 부품 조달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ESS 는 단가 경쟁이 치열해 중국산이 절대적이었지만 IRA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며 "LG엔솔은 BMS, 안전성, 수명 등 '프리미엄 ESS 배터리' 전략으로 중국 제품과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 /사진=연합뉴스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 /사진=연합뉴스

SK온, 엘앤에프와 손잡고 북미 ESS 진출

SK온은 최근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와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지에서 LFP 양극재부터 셀 생산까지 이어지는 비(非)중국 기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까지 SK온은 ESS 전용 셀 라인이 없었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2025년 이후 미국 내 ESS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중국산 소재 배제를 전제로 한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SK E&S 등 그룹 계열 에너지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ESS 시스템 통합(에너지솔루션 사업)까지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 '가성비' 인식 바뀐다?

중국산 LFP 배터리는 낮은 가격과 대량 공급 능력으로 ESS 시장을 선점해왔다. 하지만 열 안정성 문제와 BMS(배터리관리시스템) 미비 등의 면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다.

이에 LG엔솔과 SK온은 ESS에 특화된 고수명·고안정성 셀 기술, 현지 생산 기반, 그리고 IRA 적격 인증 제품을 무기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중국 제품과 단가로는 경쟁하지 않는다. 제품 신뢰성과 운영 효율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는 "IRA 기준을 만족하는 현지화된 LFP 제품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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