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코드, 산업 폐소재 재활용해 새로운 소재로 만든 패션 상품 선봬
8월 1일까지 스페이스 이수서 '리콜렉티브: 머터리얼스' 전시 열려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이하 코오롱FnC)의 래코드는 10년 넘게 폐소재를 업사이클링해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래코드는 한자 올, 래(來)자를 써서 '코드'가 돌아온다는 뜻으로 지어졌다. 소각 예정이었던 재고를 물리·화학적으로 해체하고 이를 다시 재조합해 새로운 옷을 만든다. 장인과 디자이너의 협업을 통해 유일무이한 제품이 탄생되는 것이다. 래코드는 ‘This is not just fash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단순한 소비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연대의 가치를 전하고자 한다.
래코드가 청담 플래그십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 이수에 전시회를 마련했다.
지난 23일 오후 산업 폐소재의 순환 가능성과 재해석을 주제로 한 래코드의 ‘리콜렉티브: 머터리얼스(RE; COLLECTIVE: MATERIALS)’ 전시에 방문했다. 전시는 오는 8월 1일까지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다.
이 전시에서는 폐소재를 재활용한 네 가지 기능성 소재를 선보인다. 버려질 뻔한 소재인 ▲군용 텐트·낙하산 ▲불량 에어백 ▲의료복 ▲헤라크론이 래코드의 손길을 거쳐 새롭게 재해석됐다.

2012년에는 육·공군의 텐트, 군복, 낙하산으로 밀리터리 점퍼와 바지 등을 새로운 용도로 상품화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재고를 갖고 와 해체해 새롭게 만든다는 것은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구조여서 상품에 붙은 번호는 오직 그 숫자만큼만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고려대학교 의료원과 2024년부터 협업해 의료 폐기물 자원 순환을 목표로 의료복 업사이클링도 하고 있다. 의료원으로부터 수거한 폐의복은 코오롱 인더스트리 내의 미래기술원에서 PET 화학적 재생 과정을 거쳐 단일 소재로 전환된다. 새 유니폼은 의료원에 다시 납품되는 순환 구조를 갖췄다.

에어백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테스트 과정에서 폐기될 에어백을 코오롱FnC가 받아 상품화한다. 에어백에 들어가는 코드를 디자인에 살린 것도 특징이다. 에어백 특성상 옷보다는 슬리퍼, 노트북 가방 등으로 만들어진다.

오상민 작가와 협업한 헤라크론 특수 고강력 소재 원단으로 만든 오브제도 전시됐다. 오상민 작가는 재료의 질감과 특징을 조각적인 형식으로 표현하는 텍스처 아티스트다. 헤라크론은 방탄복에도 사용될 정도의 내구성 좋은 소재로, 연구 과정에서 발생한 자투리를 갖고 와서 작가 본인의 상상력을 더했다고 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코오롱이라는 네이밍 자체가 KOrea nyLON(코리아 나일론)이라는 뜻으로 국내 최초의 나일론 생산 회사인 만큼 인더스트리 제조 부문에서 소재 관련된 것을 꾸준히 연구·개발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관람한 후에는 자동차 에어백을 활용한 키링 제작 업사이클링 워크숍 ‘리테이블’도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키링 제작에 사용되는 소재도 재고로 남은 라벨, 코오롱스포츠의 남는 운동화끈 등을 활용했다.
래코드는 이미 국내에서는 대표 업사이클 브랜드로 알려져 있어 무대 의상 제작을 위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러브콜을 다수 받았다고 한다. 글로벌에서는 아직까진 유의미한 결과가 없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도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패션을 넘어 나이키, BTS, 지용킴 등과 협업했고, 모빌리티 분야까지 업사이클링 영역을 넓혔다. 밀라노디자인위크, 파리패션위크 등 글로벌 전시에 참여해 지속 가능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글로벌 사이트도 준비돼 있지만 아직까진 국내 대표 업사이클링 브랜드로써 알려져 있다"며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도 협업하는 등 글로벌에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