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 렌터카 선별·품질보증·해외 재수출 삼박자로 고부가가치 창출···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롯데렌탈이 중고차 사업의 지평을 해외로 넓히며 새로운 성장 축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렌터카 업계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해외 현지 판매장을 운영하며, 고부가가치 수출형 모델을 본격화한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2024년 말부터 서울 가양동에 전용 판매센터를 열고 반납 렌터카 중 품질이 우수한 차량만 선별해 소매 판매해왔다.

롯데렌터카 서울역 지점 전경. / 사진=롯데렌탈
롯데렌터카 서울역 지점 전경. / 사진=롯데렌탈

업계 최초로 7일 이내 자유 환불, 6개월 품질 보증 제도를 도입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했고, 부천 국민차단지와 용인 오토갤러리에 추가 매장을 개설하며 국내 판매망을 빠르게 확장했다.

이같은 내수 경험을 토대로 롯데렌탈은 두바이 매장을 통해 해외 판매에 나섰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7월 아랍에미리트(UAE) 법인 '롯데 오토 글로벌 미들이스트 FZE 두바이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약 15억원의 매출과 2억원 수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18억7000만원으로 증가했고, 순손실도 1억3400만원으로 줄었다.

두바이 판매장은 단순 현지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중동 각국의 자동차 수요 허브로서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쿠웨이트 등 인근 국가로의 재수출 거점 역할도 수행한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는 한국산 중고차의 내구성과 신뢰도가 높아 내수 시장 대비 10~30%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중고차 수출, 시장 구조 변화의 촉매제

국내 중고차 시장은 최근 수출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2020~2021년에는 상품용 중고차 매입 대비 수출 비중이 17% 수준이었으나, 러시아·시리아 특수로 2025년에는 34%까지 상승했다. 

롯데렌탈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수출 가능성이 높은 차량을 직접 매입·선별해 해외 판매로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단순 도매·경매 중심의 기존 반납차 처리 방식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SK렌터카와의 차별화

경쟁사인 SK렌터카가 최근 모든 반납차를 천안 경매장을 통해 판매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과 달리, 롯데렌탈은 경매·소매·수출을 병행하는 다각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해외 판매 비중을 키움으로써 내수 경기 둔화나 국내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리스크 헤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향후 전략과 시장 파급력

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의 두바이 매장이 단순한 해외 영업소가 아니라 ‘글로벌 중고차 브랜드화’의 실험장이 될 것으로 본다. 향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네트워크 확장이 가능하며, 국내 중고차 유통업계에도 판도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현도 한국중고차유통연구소장은 "중고차 수출은 환율, 현지 정치·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지만, 그만큼 부가가치가 크다"며 "롯데렌탈이 안정적인 품질관리와 글로벌 유통망을 결합하면, 향후 중고차 부문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를 위협하는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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