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기준 삼성·LG 시장 점유율 44.4% 압도
TV 출하량 기준 中 점유율 꾸준히 ↑···韓 추월
韓 프리미엄 OLED TV에 中 미니LED로 준프리미엄 전략 맞불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최근 LG전자가 MS사업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단순한 인력 구조조정을 넘어 국내 TV 산업 전반의 위기 신호로 읽힌다.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여전히 매출액 기준 1위와 2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에서는 TCL·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에게 추월당하면서 경쟁 구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액 기준 삼성·LG 시장 점유율 44.4% 압도
20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배력은 견고하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4년 매출액 기준 28.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006년 이후 19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LG전자는 16.1%의 점유율로 꾸준히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두 한국 기업의 매출액 기준 합산 점유율은 44.4%에 달한다.
이러한 압도적인 가치 점유율의 원동력은 고수익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철저한 장악력에서 나온다.
삼성전자는 2500달러 이상 초고가 TV 시장에서 49.6%라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80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도 30.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다. LG전자는 OLED TV 시장의 개척자이자 절대 강자로서, 12년 연속 OLED TV 출하량 1위(점유율 52.4%)를 놓치지 않고 있다. 2500달러 이상 초고가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30.2%까지 끌어올리며 삼성전자를 맹추격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은 양사의 재무 성과로도 직결된다. 작년 기준 삼성전자의 VD(Visual Display) 사업부는 30조9000억원, LG전자의 HE(Home Entertainment) 사업부는 15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한국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프리미엄화'를 핵심 방어 전략으로 채택했음을 보여준다.
즉, 판매 수량 경쟁이 치열하고 마진이 낮은 중저가 시장을 중국 기업들에게 일부 내어주는 대신, 브랜드와 기술력이 가격 프리미엄으로 직결되는 최고가·초대형 시장을 집중 공략하여 산업 전체의 이익 대부분을 확보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TV 출하량 기준 中 점유율 꾸준히 ↑···韓 추월해
매출액 기준의 견고함과는 대조적으로, 판매 수량(출하량) 기준으로는 시장의 권력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2024년은 이 변화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분기점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3대 브랜드의 합산 출하량 점유율이 31.2%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 28.4%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2020년 33.4%에 달했던 한국 기업의 수량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24.4%였던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개별 기업 순위에서도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17.6%로 개별 브랜드 1위를 지키고 있으나, TCL(13.9%)과 하이센스(12.3%)가 각각 2위와 3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LG전자(10.8%)를 4위로 밀어냈다.
매출액 점유율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0년 한국과 중국의 매출액 점유율 격차는 34.9%p(48.4% vs 13.5%)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21.5%p(44.4% vs 22.9%)로 크게 줄었다.
이는 중국 브랜드들이 단순히 저가 제품만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점차 고가 모델의 판매 비중을 높여가며 성공적으로 시장의 상위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수량 기준 시장 지배는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첫째, 막대한 판매량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는 부품 수급 협상력과 생산 원가 경쟁력을 높여준다. 둘째,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 TV를 사용하게 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자연스럽게 쌓이고, 이는 향후 프리미엄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된다. 마지막으로, TV 운영체제(OS)를 통한 광고, 콘텐츠 유통 등 플랫폼 기반의 부가 수익 창출 경쟁에서 사용자 기반의 열세는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수량 리더십은 단순한 통계적 역전이 아니라, 현재 한국 기업의 유일한 보루인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체계적인 기반을 다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TV용 LCD 패널 시장 주도권 中으로 완전히 넘어가
경쟁 구도 변화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TV 생산 원가의 45%에서 6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LCD 패널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의 BOE, CSOT와 같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LCD 패널 생산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이런 수직 계열화는 중국 TV 제조사들에게 막강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자국 내에서 패널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축소하고 OLED로 전환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제 경쟁사의 자회사로부터 핵심 부품을 구매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이는 중국 패널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할 경우, 한국 TV 제조사들의 수익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구조적 취약점을 야기한다.
결국 중국은 TV 산업의 가치 사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장악함으로써 공급망 자체를 경쟁의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에 기반한 원가 우위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산업 전략을 통해 구축된 지속 가능하고 구조적인 경쟁력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공급망 종속성이라는 근본적인 불리함을 안고 경쟁에 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韓 프리미엄 OLED TV에 中 미니LED로 준프리미엄 전략으로 맞불
기술 전략에서도 양국의 접근 방식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완벽한 블랙 표현과 뛰어난 명암비를 자랑하는 OLED를 차세대 프리미엄 기술로 내세우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기존 LCD 기술을 극한으로 발전시킨
미니(Mini) LED 백라이트 기술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미니 LED 기술은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파괴적 혁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OLED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기존 LCD 대비 월등히 향상된 밝기와 명암비를 구현함으로써, '준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이 기술 덕분에 중국 브랜드들은 OLED와 직접적인 화질 경쟁을 피하면서도 프리미엄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일부 분기에서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TV의 출하량이 OLED TV를 앞지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런 전략적 성공에 힘입어 TCL과 하이센스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출하량이 세 자릿수 비율로 급증했다. 한때 삼성전자의 독무대였던 이 시장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OLED와의 정면 대결 대신, 더 비용 효율적인 기술로 '프리미엄'의 정의를 재해석하는 영리한 전략을 통해 시장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거시 경제 상황은 한국 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브랜드 프리미엄'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호황기에는 소비자들이 기꺼이 삼성이나 LG 로고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만, 불황기에는 TCL이나 하이센스가 제공하는 더 큰 화면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실질적인 가치가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가 한국의 프리미엄 전략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가성비 전략을 강화하는 비대칭적인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누렸던 편안한 양강 구도의 시대는 끝났다"며 "중국 경쟁사들의 부상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국가적 산업 전략, 핵심 공급망 장악, 그리고 영리한 기술 포지셔닝이 결합된 구조적인 지각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아가야 할 길은 승산 없는 가격 전쟁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고 경쟁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며 "기술 혁신을 가속하여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유지하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생태계를 심화시켜 하드웨어를 넘어선 고객 충성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활용하여 가장 수익성 높은 시장을 정의하고 지배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성공은 단순히 '스크린'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월등한 경험'을 판매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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