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음료 시장···사라진 맛이 돌아오고, 새로운 맛은 피어나다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국내 과일음료 시장이 건강 트렌드와 레트로 감성을 동시에 타고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한때 탄산과 에너지 음료에 밀려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천연 과즙을 강조한 건강 지향 제품과 과거 인기 제품의 재출시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헬시플레저·레트로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식품업계는 이전 제품을 재출시하거나 더 건강한 신제품 출시에 나섰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건강·웰빙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가 확산된 데다,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이색 과일 맛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세대의 수요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과일주스가 당분함량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인지한 업체들은 너도나도 건강소비층을 위한 무가당, 저칼로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MZ세대는 망고·코코넛 등 이색 과일 맛에 적극 반응했다. 여기에 과거 인기 있던 맛을 다시 선보이는 레트로 마케팅도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며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5일 제로 칼로리로 상큼한 과즙을 담은 '델몬트 드링크 제로' 2종을 출시했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폭넓은 음료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델몬트 드링크 제로 망고'와 '사과'는 비타민C 30mg를 함유해 100ml당 1일 영양소 기준치 15mg 이상의 비타민C를 담았다. 코코넛 밀크를 첨가해 풍미를 더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델몬트 드링크 제로는 10대, 20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망고와 사과 과즙을 담았으며 칼로리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비타민C와 코코넛 밀크를 더해 차별화했으며 상큼하고 달콤한 맛으로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피크닉 천도복숭아'가 편의점 단독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팩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피크닉 천도복숭아는 2016년 단종됐던 복숭아 맛을 고객 요청에 힘입어 3월 재출시한 제품이다. 과즙감 높은 천도복숭아 퓨레를 함유한 우유 혼합 과채음료로, 새콤달콤한 복숭아의 풍미를 살렸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2월 '피크닉 사과'와 '청포도'를 편의점 전용으로 출시해 누적 2300만팩 판매를 기록했다. 피크닉 브랜드는 1984년 첫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3040세대에게는 학창 시절의 향수를, 1020세대에게는 뉴트로 감성을 전달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당을 줄인 '피크닉 제로' 시리즈(사과제로·청포도제로)도 함께 판매 중이다.

빙그레는 지난 1일 과채주스 브랜드 ‘캐옴’의 첫 출시 제품으로 ‘캐옴 고농축 토마토’를 선보였다.

캐옴은 과일과 채소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과채주스 전문 브랜드로 빙그레의 과일주스 브랜드 ‘따옴’의 제조 노하우와 품질 기준을 담아낸 패밀리 브랜드다. 

신제품은 토마토 2.5개 분량을 고농축해 120ml 한 팩에 담아냈다. 

라이코펜 9000µg을 함유했고,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대사와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비오틴이 75µg(1일 기준치 250%) 충분히 넣었다.

제품은 늘었지만 시장 전망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해외 과일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 단가가 상승하고 있고, 음료 시장 경쟁이 심화돼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과일음료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프리미엄화·기능성 강화가 시장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공을 최소화하고 원물 그대로의 과채주스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모습"이라며 "과일주스 시장 성장을 위해선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