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7월 유통 매출, 편의점·백화점·SSM↑···대형마트만 역성장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국내 유통업계가 채널별로 뚜렷한 명암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 매출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른 무더위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가 맞물리면서 소비자 방문이 늘어난 결과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료 등 여름철 가공식품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 플랫폼과 경쟁이 심화되고 고물가 기조로 발길이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13개사와 온라인 10개사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9.1%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은 2.7% 늘었고 온라인은 15.3%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오프라인 채널 가운데 편의점(3.9%), 백화점(5.1%), 준대규모점포(SSM, 기업형 슈퍼마켓, 1.8%)는 매출이 늘었지만 대형마트는 -2.4%로 부진을 이어갔다.
편의점의 경우 소비쿠폰 사용과 무더위로 인한 음료 소비 확대가 매출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SSM은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에 맞춰 할인행사와 판촉을 강화해 5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편의점과 SSM은 소비쿠폰의 영향도 있지만 생활밀착형 채널로 경쟁력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1~2인 가구가 전체의 65%를 차지하면서 근거리에서 소량으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 패턴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수혜를 받기 어려웠던 대형마트는 온라인 플랫폼 경쟁까지 겹쳐 1월과 5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부진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 3사 총 점포 수는 2019년 423개로 정점을 찍은 뒤 5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9월 기준 393개로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158개에서 153개, 롯데마트는 125개에서 111개, 홈플러스는 140개에서 129개가 됐다.
한 마트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 채널은 과거처럼 대량 판매 중심 전략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생활 밀착성과 간편성을 무기로 한 소형 채널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은 명품과 식품군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고 의류·아동·스포츠 품목이 판촉 강화로 반등에 성공했다.
온라인 채널은 통계 집계 이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7월에는 업계 판촉 경쟁과 서비스 확대가 더해지면서 음식 배달·e-쿠폰·여행 상품 같은 서비스 매출이 24.9% 증가했고 식품도 24.2% 늘었다. 물놀이용품 특가전 등 계절성 행사로 의류·스포츠 부문도 반짝 성장세를 기록했다.
상품군별로는 오프라인의 경우 식품(2.7%), 서비스·기타(4.4%), 해외 유명 브랜드(11.3%) 매출이 상승했다. 온라인은 서비스와 식품이 성장세를 주도하며 전체 유통업계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고물가 기조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면서 전통 오프라인 채널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편의점 매출 회복세는 일시적 계절 요인과 정부 정책이 겹쳐진 결과로, 온라인 전환 가속과 고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오프라인 전반의 체질 개선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업계의 ‘채널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과 SSM은 생활 밀착형 소비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지만, 전통 오프라인 채널인 대형마트는 온라인 식품 배송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