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공장 단속 파장에 TSMC 등 외국 기업 불안 고조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이 전세기를 타고 11일 오전 3시30분(현지 시각 10일 오후 2시30분) 귀국길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구금된 지 엿새 만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인 직원들이 탑승할 전세기는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귀국편은 당초 구금시설에서 약 50분 거리에 있는 플로리다주 잭슨빌 공항이 검토됐으나 대형기 이착륙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B747-8i 전세기가 투입되며 왕복 운항 비용 약 10억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한다. 구금된 인원들이 포크스톤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빠져나오는 시점은 현지 시각 10일 오전으로 예상된다.
ICE는 지난 4일 단속에서 총 475명을 체포했고 이 가운데 300여 명이 한국인 직원이었다. 체류 목적에 맞지 않는 비자를 사용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미국 측과 협조해 행정적·기술적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신속한 귀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300여 명 전원이 전세기에 오를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단속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다른 국가 기업들에게도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로펌과 이민 전문 변호사들에게 단속 관련 문의가 폭증했다고 밝혔다. 로펌 HSF크레이머의 매튜 던 변호사는 “비자 소지자도 단속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며 “법적 리스크를 본사가 떠안을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틀랜타의 이민 전문 변호사 찰스 쿡은 “대규모 시설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속 대응 방안을 묻는 전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자문기업 DGA 그룹에서 활동 중인 태미 오버비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소장은 “단속 장면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에도 송출돼 충격을 주었다”며 “일부 기업은 미국 출장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외국 기업들의 불안은 확산되는 모양새다. FT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경영진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고조됐다고 보도했다. 한 임원은 “조지아 단속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보낸 정치적 메시지일 수 있다”며 “미국 정부는 더 이상 예측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아 구금 사태는 단순한 이민 단속을 넘어 미국의 투자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인 근로자들의 귀국이 진행되더라도 글로벌 기업의 우려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