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발표에도 AI 혁신 부재 지적
월가 평가 잇단 하향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애플에 대한 월가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매수 권고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매수·보유·매도로 나뉘는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은 5점 만점 중 3.9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초반 이후 최저치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애널리스트 가운데 매수 의견을 낸 비중은 55%에 그쳤다. 같은 시기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은 약 90%의 매수 권고를 확보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평가가 악화한 이유로는 AI 분야의 부진이 꼽힌다. 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은 최근 애플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지난 9일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기대와 달리 AI와 관련한 주요 발표가 없었던 점이 결정적이었다.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AI 생태계에서 애플의 역할과 업그레이드 주기에 초반 기대가 있었으나 단기간에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 모델인 '아이폰 에어'조차 혁신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며 "제품 재정의나 설득력 있는 신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 주가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4일간 5.4% 하락했으며 연초 이후 누적 하락률은 약 9%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지수가 14% 상승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저점에서 30% 이상 반등한 흐름 자체가 향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필립 증권의 헬레나 왕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과 제품 전반의 약세를 만회할 만한 충분한 AI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