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골드뱅킹 1조2000억원 돌파
연준 금리 인하 기대·경기 불확실성 겹쳐 안전자산 선호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국제 금값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에서는 골드뱅킹과 골드바 등 금 투자 상품으로 자금이 빠르게 몰리는 추세다.
1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3682.2달러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32.8달러 0.9% 오른 가격이다. 같은 날 미 동부시간 오후 1시44분 기준 현물 금은 온스당 3680.8달러로 1.1% 상승했고 장중 한때 3695.39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새로 썼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6% 반영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은 금값을 떠받치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지만 미 국채 실질금리가 하락할 때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금값 상승 폭이 1979년 오일 쇼크 이후 최대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금 투자 열기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1조2367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말 1조1393억원에서 불과 11일 만에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4545억원이 증가했다. 골드뱅킹은 실물 금을 보관하지 않고 통장을 통해 금 시세에 연동해 거래할 수 있는 방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373억1700만원을 기록해 8월 한 달 판매액 373억7500만원에 맞먹는 수준을 보였다. 올해 누적 판매액은 약 3600억원으로 지난해 1654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한편, 은행들은 금 관련 새로운 금융상품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집에 보관 중인 금을 맡기면 시세에 따라 연 1.5% 운용 수익을 지급하는 ‘하나골드신탁’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이 적립한 포인트를 금으로 전환해 통장에 적립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는 포인트를 안전자산으로 바꿀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