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리스크’ 현실화···시총 4조2580억달러로 축소
GPU 수출 규제·저사양 제품 외면에 빅테크 기업도 관망세

엔비디아 로고.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 로고.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엔비디아가 중국 당국의 반독점 예비 판정과 신제품 부진이라는 이중 악재를 맞았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시가총액도 줄어들었다.

16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1.61% 하락한 174.88달러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시총은 4조2580억 달러로 줄었다. 전날에도 중국의 반독점 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소폭 하락한 바 있다.

앞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15일 “예비조사 결과 엔비디아가 중국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해당 조사는 엔비디아가 2020년 이스라엘 반도체 설계사 멜라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서 비롯됐다.

당시 중국은 조건부로 인수를 승인하면서 차별 없는 공급과 불합리한 거래 조건 금지를 요구했으나 이후 엔비디아가 미국의 수출 통제를 이유로 GPU 공급을 중단한 것이 문제로 떠올랐다.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불확실성은 신제품에서도 드러난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기업들이 RTX6000D에 대해 성능 대비 가격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RTX6000D는 AI 추론 작업용으로 설계된 최신 칩이지만 샘플 테스트 결과 성능이 올해 출시된 RTX5090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RTX5090은 대중 수출 통제 품목에 속하지만 암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RTX6000D는 약 5만 위안(약970만원)에 달하지만 RTX5090은 그 절반 이하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관망세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은 중국 수출용 AI칩 H20의 출하 재개 여부를 주시하는 한편 차세대 칩 B30A가 미국 정부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도 지켜보고 있다.

H20, RTX6000D, B30A는 모두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설계된 저사양 제품이다. 그러나 RTX6000D 수요가 부진한 것은 증권사의 장밋빛 전망과 대조적이다. JP모건은 하반기에 150만 개 생산을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는 200만 개를 준비 중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는 이번 주 RTX6000D 출하를 시작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지난 7월 중국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가 없더라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본토 기업들이 시장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며 “중국의 AI 시장은 엔비디아 유무와 상관없이 발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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